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독일소설
· ISBN : 9788963010823
· 쪽수 : 368쪽
· 출판일 : 2013-04-15
책 소개
목차
-the Special menu for you-
Course1_아페르티프
Course2_아뮈즈 괼
Course3_오르되비르
Course4_주요리
Course5_디저트
Course6_추가요리
부록_사랑에 빠진 남녀를 위한 5가지 레시피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노인은 자신만의 세계에서 살고 있었다. 비록 자신이 소유한 것은 낡은 자전거 한 대밖에 없어도 행복해 보였다. 자크는 이브 노인처럼 살고 싶을 때가 많았다. 하지만 바라는 것이 너무 많은 그는 그렇게 할 수 없었다. 그는 아직도 어린 소년처럼 세상이 그에게 행복과 사랑을 빚졌다고 믿었다.
그는 고통스러운 탄식을 토하면서 옛날에는 인생이 더 신성해 보였다는 생각을 했다. 바로 저 아래, 파리 바로 뒤에 있는 바다와 해안, 파도와 백사장의 모래알 하나하나가 그랬다. 다양한 소리를 내며 집 쪽으로 몰아치던 파도의 음률, 소금기가 밴 바람도 마찬가지였다.
휘발유를 빨아들이는 거대한 말처럼 생긴 지프가 자신의 낡고 우아한 여신을 걷어차지 않길 바라면서 자크는 바로 그 뒤에 주차했다. 그리고 마음을 굳게 먹으며 “정신 차리고 힘내라!”라고 자신을 향해 명령했다.
잘 어울리는 요리_엘리와 자크의 1년
자크가 꼭대기에 있는 다락방으로 혼자 올라온 것은 잘한 일이었다. 사진을 보자 두 눈에서 저절로 눈물이 흘렀기 때문이다. 도무지 억제할 수 없었다. 그 작은 책에 관한 기억을 아무리 떨치려 해도 사진에 얽힌 기억은 더욱 강렬해졌다. 우리의 행복은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빛이 바래지 않았다고 자크는 생각했다. 고난의 시절도 그를 어쩌지 못했고 즐거운 시절도 그를 바꿔놓지 못했다. 그의 마음은 그 사진처럼 여전히 생생하고 온전하게 유지되고 있었다.
다시 책장을 넘겼다. 양면 페이지가 펼쳐졌다.
자크는, 캐서린이 어느 날 아침에 하품하다가 실수로 쏟아지는 햇살을 너무 많이 삼켜서 그 햇살을 평생 속에 담고 사는 사람은 아닌지 의문이 들었다. 그러니까 정확히 엘리 같은 사람. 이런 사람들은 어떤 불행이 닥쳐도 끄떡하지 않는다. 자크는 전혀 달랐다. 어떤 면에서는 물밑에서 생활하며 물 위에서 벌어지는 온갖 세상사에는 초연한 물고기와 비슷했다. 사실 자크는 피곤에 절은 살찐 잉어였다. 늘 그런 것은 아니지만 특별한 일 없이 긴 하루를 보내는 자크의 생활은 잉어 이미지에 꼭 들어맞았다. 왜냐면 그는 언젠가 죽음이라는 낚시를 물때까지 조용하다 못해 소리라고는 전혀 들리지 않는 슬로 모션 속에서 하루하루 지루한 일상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셀라비! 인생이란 그런 것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