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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88963013183
· 쪽수 : 160쪽
· 출판일 : 2023-09-11
책 소개
목차
1. 외갓집 수통굴
2. 피난길
3. 찢어지는 가난
4. 뜸부기 알
5. 다시 집으로
6. 어머니는 해결사
7. 송아지 끔벅이
8. 지서로 가자
9. 코뚜레 하는 날
10. 초학과 금계랍
11. 뒷산으로
12. 안 돼요
13. 초록색 성문
14. 잠깐이면 됩네다
15. 돌아온 끔벅이
16. 삼촌이 돌아왔어
17. 안 믿으면 어쩔 건디요
18. 천도가 있는 세상
리뷰
책속에서
“아부지, 수통굴로 가면 인민군 안 와?”
나는 궁금해서 물었다.
“동네가 깊은 산속에 묻혀 있어서 거기까지는 안 들어갈 것 같혀.”
“그럼, 우리 외가에 가서 사는 거야?”
“며칠만 있으면 인민군이 지나간다고 하니까 그때 다시 돌아오면 돼.”
어른들은 걱정이 가득한데 나는 감이 오지 않았다. 가끔씩 어머니를 따라서 갔던 외가를 간다 하자 신이 났다. 다니던 학교는 이제 그만 가도 된다.
나는 찌그러진 냄비와 헌 고무신을 주고 엿장수한테 산 사카린도 챙겨 책 보따리에 넣었다. 외가에 가서 이모들이랑 사카린을 물에 녹여 먹으며 놀 일을 생각하자 입안에 보글보글 웃음이 고였다.
“형님, 똥이 안 나와서 힘을 너무 줬더니 찢어져 피가 나는디 어떡하면 좋아요?”
“누가 똥이 그렇게 안 나오는디?”
“저도 그렇고 애기 아부지랑 식구들이 다 그래요.”
“흉년에 생키를 계속 먹다 보면 똥이 굳어지는 바람에 밑이 찢어져서 고생하는 일이 많어.”
지난번에 봉석이 혼난 얘기를 들려주며 나물밥과 죽을 쒀서 번갈아 먹어야 한다 했다.
“아~ 그래서였구만요.”
가져온 양식도 떨어져 가고, 타향이라서 먹을 것을 구할 길이 없어 막막한 생활이었다. 아짐뿐만 아니라 모두가 힘든 피난 생활에 정말이지 똥꾸멍이 찢어지는 가난을 겪고 있는 나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