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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4062937
· 쪽수 : 191쪽
책 소개
목차
7 시인의 말
8 시인(詩人)
10 야학 일기·1
14 유배지에서 보내는 정약용의 편지
20 바다가 보이는 교실
22 북
24 그리운 그 나라
26 고등어
30 새벽
32 옛집 진해
36 거리(距離)
38 여름 편지
40 빨래
42 겨울나무
44 아버지, 내 소리 저편의 세상에 살고 계신
46 파일 연등
50 봄이 오는 소리
52 그리운 저녁
54 감은사지·1
56 감은사지·7
60 강촌에 살자
62 그리운 곳으로 돌아보라
66 소금을 끓이다
68 울산의 봄
70 깨끗한 슬픔
72 별에게 길을 물어
76 종
78 이런 밤
80 가을 억새
82 비
84 목련
86 길
88 한로(寒露) 지나며
94 적(寂)
96 황옥(黃玉)의 사랑가
100 침묵
102 겨울 새벽
104 가덕 대구
108 우루무치에서의 사랑
112 뜨거움
114 다운동 고분군에서
118 옛날 자장
120 부석사 무량수
124 나에게 사랑이란
128 마당으로 출근하는 시인
132 은현리 가을에
134 저녁
136 가을의 일
140 날아오르는 산
146 어머니의 그륵
150 둥근, 어머니의 두레 밥상
154 사과야 미안하다
158 흑백 다방
164 오른손잡이의 슬픔
168 죽비
172 아침 부처
174 책
178 나무 기도
182 울란바토르행 버스를 기다리며
186 다시, 학동
190 쌀
193 시인 연보
저자소개
책속에서
사과야 미안하다
사과 과수원을 하는 착한 친구가 있다. 사과꽃 속에서 사과가 나오고 사과 속에서 더운 밥 나온다며, 나무야 고맙다 사과나무야 고맙다, 사과나무 그루 그루마다 꼬박꼬박 절하며 과수원을 돌던 그 친구를 본 적이 있다. 사과꽃이 새치름하게 눈 뜨던 저녁이었다. 그날 나는 천년에 한 번씩만 사람에게 핀다는 하늘의 사과꽃 향기를 맡았다.
눈 내리는 밤에 친구는 사과를 깎는다. 툭, 칼등으로 쳐서 사과를 혼절시킨 뒤 그 뒤에 친구는 사과를 깎는다. 붉은 사과에 차가운 칼날이 닿기 전에 영혼을 울리는 저 따뜻한 생명의 만트라. 사과야 미안 마지막 눈 소리나 들으며 사과야 미안하다 사과야 미안하다. 친구가 제 살과 같은 사과를 조심조심 깎는 정갈한 밤, 하늘에 사과꽃 같은 눈꽃이 피고 온 세상에 사과 향기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