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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인물
· ISBN : 9788964231142
· 쪽수 : 224쪽
· 출판일 : 2010-10-06
책 소개
목차
1. 나비 연구에 10년을 걸다
일본이 자랑스럽게 여긴 조선인
민족 정신에 눈뜨다
달가스가 되고 싶었던 소년
송도의 기인
2. 세계가 인정한 식민지 학자
거미집을 짓듯이
전쟁터에서도 나비를 잡다
북조선을 누비며
명예에 눈먼 학자들
놀라운 발견, 변이곡선 이론
<조선산 접류 총목록>
3. 나비뿐만이 아니라오
“토막 시간을 아껴 써라!”
나비 박사에서 제주도 박사까지
남한 땅을 속속들이 밝히다
우리말 이름짓기에서 뛰어나
당당한 에스페란티스토
4. 너무 일찍 진 별
“나의 길을 가련다”
“나는 나비밖에 모르는 사람인데…”
에필로그 - 햇빛 본 분포지도
석주명 박사의 생애
저자소개
책속에서
1950년 6월 25일 동녘 하늘이 핏빛으로 물들어왔다. 서울은 삽시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하고 거리마다 남쪽으로 가는 인파로 들끓었다. 그러나 석주명은 아랑곳하지 않고 연구실을 지켰다. 전쟁이 터지든 난리가 나든 그가 있을 곳은 연구실이었다. 총알이 날아오든 세상이 뒤바뀌든 그는 거기에 있어야 했다.
석주명은 태연히 부하 직원들을 떠나보냈지만 속으로는 몹시 초조했다. 1938년부터 시작해 13년이나 걸린 <한국산 접류 분포도> 원고를 막 끝내 출판하려던 참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국립과학관에는 그가 평생을 모아온 귀중한 나비표본이 있었다. 한국 나비 15만 마리, 1만 마리에 한 마리꼴로 발생하는 기형 나비, 그리고 외국 나비 5천여 마리. 귀중한 책도 수천 권이나 되었다.
석주명은 <한국산 접류 분포도> 원고인 지도 5백여 장을 배낭에 꾸려서 어디를 가나 메고 다녔다. 잠자리에서도 꼭 끌어안고 잤다. 그러나 과학관에 있는 나비 표본과 책은 어떻게 할 수 없었다. 전쟁 초기에는 전투 한번 제대로 못 해보고 서울이 무너져 별일 없었다. 그러나 유엔군이 인천에 상륙한 뒤로는 미군의 공습과 포격이 심했다. 언제 국립과학관에 포탄이 떨어질지 몰랐다. 석주명은 포격 소리가 들리는 날이면 뜬눈으로 밤을 새우며 조바심쳤다.
“지붕에 하얀 페인트로 십자가를 그리면 병원 줄 알고 폭격을 안 하겠지?”
그 즈음 그가 하루에도 몇 번씩 뇌까리던 말이다.
그러나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현실로 나타나고 말았다. 서울 탈환에 나선 유엔군은 1950년 9월 20일부터 서울 일대에 포탄 세례를 퍼부었는데, 9월 28일 서울을 수복하기 직전 남산 쪽에 쏟아진 집중 포화에 국립과학관이 불타고 말았다. 예장동 언덕에 자리잡은 과학관은 오래된 목조 건물이어서 포탄 한 발에 그만 잿더미가 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