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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64951415
· 쪽수 : 255쪽
· 출판일 : 2019-09-05
책 소개
목차
목차가 없는 도서입니다.
저자소개
책속에서
세월은 말없이 흘러간다. 어느덧 내 나이 여덟, 아홉 살이 되었다.
하루는 어머니가 말끔히 새 옷으로 갈아입혀주었다.
“조용히 놀고, 옷 버리면 못 쓴다.”
“예.”
나는 건성으로 대답하고 낚싯대를 가지고 나갔다. 우리 집 뒤를 돌아가면 갈밭이 있다. 가보니 사람들이 많이 모여 수문을 잠그고 물고기를 잡고 있다. 물고기가 펄떡대고 있다. 나는 낚싯대를 버리고 물속으로 뛰어들었지만 물고기는 잡히지 않고 송사리만 대여섯 마리 잡았다.
갈대에다 송사리를 꿰어 집으로 향한다. 나는 어린 마음에 우쭐댄다. 집으로 돌아오니 어머니는 바느질을 하고 있다.
“엄마! 나 고기 잡아왔다.”
어머니는 잠자코 뒷간으로 들어간다.
‘아, 큰일 났구나! 엄마가 뒷간에 드시면 반드시 회초리를 가지고 오신다.’
내가 대문밖에 서서 살그머니 보니 틀림없이 손에 회초리를 가지고 나온다. 나는 겁이 나서 그만 도망을 치고 말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잘못이 없는데 엄마는 왜 저렇게 화를 내시나…….’
우리 집은 남자 아이만 사는 곳이라 어머니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큰형님은 어머니를 돕기 위해 석유깡통을 사와서 물동이를 만들었다. 세매(샘)가 멀어서 큰형님은 뒤에서 메고 작은형님은 앞에서 멘다. 나는 두레박을 가지고 그 뒤를 따른다. 그리하여 우리 집은 물 걱정은 없다.
그런데 큰형님과 작은형님은 종종 물동이를 메고 올 때 실랑이를 벌인다. 그 이유는 큰형님이 작은형님에게 “딱부리!” 하면, 작은형님은 큰형님더러 “촛대!”라 대꾸한다. 그리하여 작은형님은 앞으로 가지 않고 벋댄다. 큰형님은 민다. 마침내 작은형님은 메고 있던 물동이를 버리고 도망간다. 물동이에 구멍이 나고 물은 사방에 흘려진다.
“큰형님, 왜 작은형님을 자꾸 놀립니까”
“심심해서.”
큰형님은 웃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