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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64953020
· 쪽수 : 221쪽
· 출판일 : 2024-07-24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케어로봇CareRobot, 관리로봇
낙서
새
초콜릿
모델
회전목마
핍홀peephole, 감시창
에필로그
작가 후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틀의 시작은 알 수 없다.
실마리는 세 가지 정도. 고장 난 기계, 사진 조각들, 엇비슷한 낙서.
반세기 남짓 버려진 폐건물을 찾은 이유는 할아버지 유언과 아버지의 죽음 때문이다.
경찰이었던 아버지는 할아버지 유언대로 20년 전 황폐했을 이곳을 둘러보다가 실족사했다. 당시 할아버지 권유에 따라 프랑스 대학에서 인권과 사회심리학 공부를 하고 있던 나는 급작스러운 사고사였음에도 아버지 임종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감 때문에 학업을 중단하고 귀국한 뒤 1년간 방황했다.
이제 중년의 철학과 교수가 되고 보니, 그동안 의도적으로 감추고 응축해 놨던 기억의 덩어리를, 드러내고 녹여버리고 싶었다.
평생 외길 인생을 사회운동가로 동분서주했던 할아버지는 왜 생의 마지막 순간에 이 요양원을 찾아보라고 했던 것일까.
아버지는 할아버지의 유언을 이해했을까?
난 그 말을 도통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선명히 기억한다.
‘가서 길을 뚫어라.’
“할아버지는 요양원 내부 사정을 아시고 가보라고 하셨을까요?”
“글쎄…, 사회적 약자, 돌봄 사업에 관심이 많으셨고 인연이 닿은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니까…, 그렇지 않을까?”
내가 입 다물고 골똘히 생각에 잠기자, 삼촌은 내 등을 어루만지며 말을 이었다.
“그렇더라도 사람마다 느끼는 실상은 다를 수 있잖아. 아버지, 은우 할아버지의 바람을 우리가 이뤄드리려면, 뭘 좀 알아내야지. 자료가 좀 남아있어서 다행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