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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65470908
· 쪽수 : 416쪽
· 출판일 : 2012-11-26
책 소개
목차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에필로그
저자소개
책속에서
“잠시만, 잠시만 이렇게 있자.”
애틋함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그렇게 말한 재혁은 연주를 더욱 꼭 끌어안았다. 덕분에 옴짝달싹 못하게 된 연주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서 있었다.
“지난 16년 간, 이렇게 너를 안는 상상을 수도 없이 했었어.”
“…….”
연주는 입술을 꾹 깨물었다. 그렇게도 몸부림쳤건만, 잊으려고 했던 감정이, 감추려고만 했던 감정이 다시금 뭉클뭉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런 자신의 감정을 재혁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브레이크가 고장 난 차량처럼 거칠게 뛰는 심장은 걷잡을 수가 없었다.
“혁아, 이러지 마.”
그의 품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연주는 몸을 틀었다.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재혁의 팔엔 더욱 힘이 들어갔다. 연주의 눈엔 새로운 물기가 차올랐다. 재혁이 느꼈을,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느끼고 있을 그 고통이 짐작이 갔기 때문이었다.
“이러면…… 너만 더 힘들 거야.”
“힘들 거 없어. 네가 날 받아주기만 하면.”
“그럴 수 없다는 거, 잘 알잖아.”
“아니, 할 수 있어. 해야만 하고.”
“너 정말 왜 이래!”
제 마음 숨기는 것 하나로도 버거웠던 연주는 억지로 그의 품에서 빠져나왔다. 정말 제 입으로 이런 말까지는 하고 싶지 않았는데 결국 해야 할 모양이었다.
“나 재훈 오빠랑 사귀었었다는 거, 잊었니?”
재혁의 눈빛이 그의 어깨만큼이나 경직됐다.
“다른 놈이랑 결혼을 했었더라도 신경 안 써. 한 번이 아니라 열 번을 했더라도 안 쓰여!”
단 한 치의 흔들림도 없는 단호하고 확신에 차 있는 그의 말 앞에 연주는 무너질 것만 같았다.
“다른 남자가 아니라 재훈 오빠야. 네 형. 그래도 신경 안 쓰여? 태양이까지 있는데?”
“안 쓰여. 이미 형한테도 말했어. 형도 이해하고 고마워할 거야.”
저 바보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두려움 가득한 연주의 눈에 새로운 물줄기가 생겨났다. 그런 연주를 바라보는 재혁은 가슴이 아팠다. 가만히 손을 올린 그는 볼을 타고 흐르고 있는 눈물을 닦아주었다. 하지만 연주의 눈은 금세 새로운 눈물이 다시 차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