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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6271580
· 쪽수 : 136쪽
· 출판일 : 2018-10-05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잔치국수 같은 시/ 두유/ 미역국/ 달래꽃 처음 본 날/ 귀리를 볶다가/ 완두콩/ 종자의 자격/ 아비라고/ 살려달라고?/ 해볼까, 무심히/ 꼬막무덤/ 스위치/ 날을 세우는 일/ 울 엄마
제2부
주소를 옮기다/ 선생님, 저요!/ 항아리/ 돼지감자/ 돼재감자 2/ 철을 잊은 시대/ 결명자를 읽다/ 오월 늦봄/ 샌드위치 패널/ 등 2계/ 친정 엄마/ 고독한 카레라이스/ 동치미/ 벌레먹은 완두콩 새싹처럼 /고라니 노린재보다 못한 놈
제3부
하루 딱 한 통/ 늙은 관사/ 현관문 열어놓고/ 풍화/ 경암 기차길옆 오두막집/심천역/ 물메기/ 고등어를 좇아서/ 이런 법이 어딨대유/ 뜸을 들인다는 것/ 오룡역에서/ 어떤 흔적/ 말라야 사는 놈들/ 그만하면 됐다/ 희망 세 알
제4부
그놈 참 행복하겠네/ 노각 무침/ 죽기 살기로 걷는 이유/ 봄봄/ 빌려 주세요/ 수건을 개면서/ 오월이 오면/ 고향/ 일기 /시계는 멈추고/ 양산과 우산/ 빨래집개/ 약속/ 시계/ 꽃무릇/ 결
저자소개
책속에서
내가 어떤 시의 행간을 몰라
겉돌 때마다
잔치국수 같은 시를 쓰고 싶다
면발 뜨거운 물에서 투명하게 바뀌고
시원한 멸치국물에 고명 얹어도
그릇 밑바닥까지 보이는
잔치국수
아무런 갈등 없이
몇 젓가락질 하고 나면
멀건 국물 남은 것까지
후루룩 둘러 마시고
빈 그릇 식탁에
탁! 놓을 수 있는
국수처럼
쉬운 시를 쓰고 싶다
- 「잔치국수 같은 시」 전문
완두콩을 까며
종자로 쓸 만한 놈들을
따로 놓는다
꼬투리 하나에 세 놈만
들어앉은 것들이 더 토실토실 하네
종자로 좋겠다 하다가
아니지 요놈들은 필시
제살 찌울 궁리만 했을 게야, 밀어놓는다
그래 좀 작아도 다섯 놈
이마 좀 더 확실하게 찌그러지고
서로 부대낀 놈들이
맨살 땀 냄새도 싫어하지 않을 놈들이지
가슴 뜨거운 놈들이지
종자는 그런 놈이 돼야지
종자가 꼭
크고 토실할 이유는 없지
- 「종자의 자격」 전문
씨 빼고 툭툭 삐져서
소금에 잠깐 절였다가 물기 짜내고
마늘 고추장 청양초 양파 대충 썰어
조물거린 무침을 좋아한다
밥도 비벼먹고 소주안주도 되고
토종오이라는 이름보다는
노각이라 불리는 것이
조금은 맘에 들지 않지만
줄 매주지 않고 놔둬도
땅바닥 벌벌 기며 여기저기 열매 달아놓고
땅바닥에 뒹굴어도 썩지 않는
두꺼운 껍질 까내면
부끄럼이나 아픔 없이
독한 양념과 뒹구는
겁 없는 처녀성이 좋다
그 속살 그 향기가 좋다
- 「노각 무침」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