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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처음으로 나를 믿었다

나는 처음으로 나를 믿었다

(공주교육지원청 학생시집)

공주교육지원청 시 창작 동아리 종이별 (지은이)
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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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처음으로 나를 믿었다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나는 처음으로 나를 믿었다 (공주교육지원청 학생시집)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에세이/시
· ISBN : 9788966272778
· 쪽수 : 152쪽
· 출판일 : 2025-12-20

책 소개

공주교육지원청 청소년 시 창작 동아리 <종이별>의 결실로, 자신을 믿어보기로 한 청소년들이 한 해 동안 길어 올린 시 72편을 담았다. 전문 시인들과의 수업을 통해 완성된 이 시집은 중학생과 고등학생의 다른 감정 결을 4부 구성으로 보여준다.

목차

1부 밤은 눈 감은 낮
유랑 외(김나연, 공주여중 3학년)/ 3월 4일 외(김예안, 공주여중 3학년)/ 덜 여문 꿈의 시작 외(김은희, 공주여중 3학년)/ 꿈속에서 만난 나는 누구일까 외(김지율, 공주북중 1학년)/ 창가의 아라비카 외(박서진, 공주여중 3학년)

2부 공기는 달달하고 풀잎은 음악 같아
편한 사람 외(박소현, 공주여중 3학년)/ 삶(서 원, 공주대부설중 3학년)/ 사과 외(안승아, 공주대부설중 1학년)/ 욕망 외(윤설아, 공주여중 3학년)/ 돌계단의 소리 외(이예진, 공주여중 1학년)/ 밤 열 시의 아이 외(조수빈, 공주여중 3학년)/ 양산을 든 여인 외(차재윤, 공주여중 3학년)

3부 같이 놀자는 말
버스 밖의 시간 외(김지우, 공주금성여고 1학년)/ 가장 엄숙한 장기자랑 외(김지훈, 공주마이스터고 3학년)/ 소소한 행복 외(남윤지, 공주금성여고 1학년)/ 붕어빵 외(박서연1, 공주금성여고 1학년)/ 전환점 외(박서연2, 공주금성여고 1학년)/ 밤하늘 외(안효은, 공주금성여고 2학년)/ 한 겨울의 방문객 외 (오연서, 공주금성여고 1학년)

4부 이미 널 사랑해버린 마음
겨울의 말 외(유연지, 공주금성여고 2학년)/ 그 무순 외(유지원, 공주금성여고 1학년)/ 소래풀 외 (이수연, 공주금성여고 1학년)/ 아직 외(이윤아, 공주금성여고 2학년)/ 무령왕릉 외(임지유, 공주금성여고 1학년)/ 느긋한 햇살 외(정예빈, 공주금성여고 2학년)/ 양말 실종사건 외(정원주, 공주금성여고 2학년)/ 마당 끝 별빛 외(정혜지, 공주금성여고 1학년)/ 여름의 쉼표(황태연, 공주금성여고 1학년)

저자소개

공주교육지원청 시 창작 동아리 종이별 (지은이)    정보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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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나비는 말했다
공주교육지원청 학생시집_ 나는 처음으로 나를 믿었다 03


세상 어디든 갈 수 있다고
출렁이는 천둥소리와
가라앉는 유람선 주위 물결 같은
구름 속도

헤엄치는 들판보다 떠다니는 꽃잎보다
들끓는 그 폭풍 속을 새벽처럼 헤엄쳐 나가겠다고

별똥별 날갯짓으로 지구 한바퀴를 돌 수 있다고

그는 번데기로 뿌리내렸다

나는 변태했다
- 공주여중 3학년 김나연, 「유랑」 전문


무대가 눈앞에 있다
심장이 쿵쾅, 몸 밖으로 튀어나올 기세다
나는 할 수 있다
수만 번 마음으로 현을 조율한다

어둠 속에서 나만을 비추는 저 빛, 수많은 눈
분주히 펜을 놀리는 심사위원들의 손

첫 음을 긋는 순간,
머릿속이 새하얘진다
아무 생각도 나지 않지만
손이, 몸이, 마음이
이미 알고 있는 길을 따라간다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3번,
익숙한 선율 위로 활이 가볍게 날아오른다
햇살이 맑은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의 골목을 걷는 듯
반짝이는 돌길은 경쾌하고
마아가렛은 바람결에 흔들린다
하얀 운동화 끈은 가볍게 춤을 춘다
어디선가 쿵, 울리는 피아노의 건반
열아홉 살 모차르트가 깜짝 놀란 나를 향해 개구지게 웃는다
나는 그 미소를 따라 연주했다

선율 사이, 활 끝이 살짝 흔들렸지만
멜로디는 끊기지 않았다
완벽하지 않아도
진심은 흐르고 있었다
모차르트의 멜로디 위에서
나는 처음으로 나를 믿었다
- 공주여중 3학년 김은희, 「덜 여문 꿈의 시작」 전문


차례대로 꺼져가는 가로등 빛줄기
심해 속 깊이 잠든 도시
혼자 불을 켠 무인가게
학원 끝나고 집에 가는 길

어제와 같은 생각을 해
이 불빛까지 꺼지면
이 거리를 밝히는 것은 무엇일까?

보도블록 사이에 풀이 자라는 거리
많은 발걸음을 보내며 닳고 깎인 바닥에게 물어봤어

내 모습이 어떠니?
어깨에 짐을 메고 있는 내가 걱정스러워
웃고 있지 않은 나의 앞날을 모르겠어
너네는 말해주지

이 시간에 네가 있어
네가 여기 있어서 거리가 밝아지지
밤 열 시의 아이가 오르막길을 걸어올 때
공기는 달달하고 풀잎은 음악 같아
- 공주여중 3학년 조수빈, 「밤 열 시의 아이」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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