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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66391684
· 쪽수 : 382쪽
· 출판일 : 2011-07-06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장
2장
3장
4장
5장
6장
7장
8장
9장
10장
11장
12장
13장
14장
15장
에필로그
작가 후기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그가 걸음을 옮겨 앞으로 다가오자 시연은 바짝 긴장했다. 주춤거리며 일어난 그녀는 두 손을 맞잡고 루시퍼를 바라보았다.
“지루한 거요?”
뜻밖의 질문에 그녀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사실 심하게 지루한 건 사실이었다. 졸음이 올 정도로.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루시퍼에게 그렇다고 대답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아니에요. 저…… 뭐 필요한 거라도 있으세요?”
“글쎄…… 오늘은 게임이 별로 재미가 없군.”
그가 손을 뻗어 작은 테이블 위에 놓인 유리잔을 잡았다. 엎어져 있던 잔을 들어 바로 놓는 걸 보고 시연은 냉장고로 다가가 생수병을 꺼내 와 절반 정도 유리잔에 생수를 따랐다.
잔을 들어 올리며 그는 고개를 숙이고 있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틀어 올린 머리 탓인지 하얀 목덜미가 유난히 가냘파 보였다.
저 목에 입술을 대면 어떤 느낌일까.
그런 생각만으로도 몸의 중심부가 단단히 굳어진다.
루시퍼는 대책 없이 뛰노는 호르몬을 진정시키려 단번에 시원한 물을 목 안으로 넘겼다.
처음 보는 여자에게 욕망을 느끼다니, 자신이 생각해도 어이없는 상황이었다.
검은 머리에 검은색 눈. 런던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생김새 때문일까. 그는 그녀에게서 시선을 뗄 수 없었다.
“글렌피딕(Glenfiddich)을 가져오시오. 서빈 씨 잔도 비었군.”
그의 눈빛에 사로잡힌 듯 그녀는 움직일 수가 없었다. 주문을 받았으므로 룸에서 나가야 했다. 머리는 열심히 움직이라고 명령을 내리고 있는데도 그녀의 몸은 그 명령을 무시했다.
루시퍼의 손이 그녀의 어깨를 잡았다. 그리고 그녀의 눈앞에서 손가락을 맞부딪혀 딱 소리를 냈다.
“바이올렛?”
그제야 정신이 든 듯 그녀는 눈을 깜박이고 루시퍼를 빤히 바라보았다. 슬며시 뺨이 붉게 달아올랐다.
“죄, 죄송합니다.”
황급히 사과의 말을 하고 그녀는 잽싸게 문 쪽으로 몸을 돌렸다.
밖으로 나온 그녀는 바텐이 아닌 대기실로 달려갔다.
아무도 없는 대기실 안에서 그녀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입술을 깨물었다. 발갛게 볼이 달아오른 모습. 이런 모습으로 루시퍼 앞에 서 있었다니. 창피하고 부끄러웠다.
하지만…….
신문 가십난의 사진이나 TV 화면이 아닌, 실제 눈앞에 있는 루시퍼는 어떤 여자의 심장이라도 두근거리게 만들 정도로 매력적인 남자였다.
큰 키에 조각 같은 얼굴. 깊이 있는 검은색의 눈빛, 낮은 목소리. 그리고 어깨에 닿던 손의 감촉.
그 모든 것들이 그녀의 마음을 사정없이 뒤흔들었다.
룸에 들어가고 싶지 않다, 당장이라도 도망가고 싶다, 라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들었다. 이런 상태로 룸에 들어가 또다시 그를 대면하고 싶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