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중국소설
· ISBN : 9788966805426
· 쪽수 : 506쪽
책 소개
목차
1권
나오는 사람들
인물 관계도
회오리바람
2권
나오는 사람들
인물 관계도
회오리바람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속에서
1.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길이 다르니 뜻이 같을 수 없는 노릇, 더 이상 대화에 시간을 허비할 필요가 없었다. 그는 말을 돌렸다.
“이런 것을 두고 각자의 길이 있다고 하는 것이겠지요.”
“그렇다면 자네의 길은 무엇인가? 이런 좋은 기회를 그냥 보내면서 어디서 또 무슨 길을 찾는다는 것인가?”
2.
“시간이 아직 이른데, 제가 흑을 이어 둘 터이니 이 대국을 마치는 것이 어떻습니까?”
“왜 새로 두지 않고.”
“아닙니다. 끝나지 않은 대국이 더 매력이 있지요. 보아하니 흰 돌의 형세가 그리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두 사람은 그렇게 바둑판 앞에 앉았다.
- 1권
1.
“종대가 건립되었으니 이름을 하나 정해야 할 텐데, 다들 한번 생각해 보시오.”
한바탕 논의가 오간 뒤에도 결론이 나지 않자, 팡샹첸이 말을 꺼냈다.
“회오리바람을 본 적이 있소? 회오리바람이 몰아치기 시작하면 모래가 날리고 돌이 뒹굴며 하늘은 흐려지고 땅은 어두워지니, 커다란 위력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지. 우리 종대도 그런 위력을 갖춰야 하오. 또한 그것은 행동이 신속하고 천둥 번개처럼 눈 깜짝할 사이에 1000리를 가며, 사람들이 도저히 따라올 수 없으니, 우리의 행군과 전투 또한 응당 그러해야 하지 않겠소? 그래서 나는 우리 종대의 이름은 ‘회오리바람’으로 할 것을 제안하오. ‘회오리바람 종대’로 정하는 것이 어떻겠소?”
2.
“어르신, 지금 든 생각인데, 당초에 우리 종대의 이름을 회오리바람이라고 지은 것은 좋은 선택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회오리바람은 명성과 힘을 갖추고 속도와 위력을 자랑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좋은 날은 오래가지 못한다고, 우담바라(優曇婆羅)처럼 나타났다가 바로 사라지지요. 한바탕 휩쓸고 간 자리에는 모든 것이 흩어져 사라지고, 아무것도 남지 않습니다. 우리 두 사람도 마치 그와 같지 않습니까? …돈, 명예, 지위, 이상, 희망, 어느 것 하나 남아 있지 않습니다. 그러니 마치 회오리바람이 지나간 것과 같지 않습니까?”
팡샹첸은 그 말을 듣고는 지난 일이 마치 꿈처럼 아득하게 느껴졌다. 그는 조금 흥분해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쥐며 말했다.
“30년 동안, 나는 긴긴 꿈을 꾸었어! 오늘에야 비로소 그들이 나에게 한 가지 진리를 알게 해주었네. 페이란, 비단 우리 두 사람만 회오리바람을 만난 것이 아니네. 내 그들이 하는 짓을 보니 공산당 전체의 미래에도 분명 거센 회오리바람이 닥칠 것이야. 그들이 비록 일시적으로 번창할지는 몰라도, 결국 눈 깜짝할 사이에 다 사라지고 종적을 감춘 뒤에 그저 역사의 자취로 남겠지. 우리가 지금 커다란 어려움에 처해 있기는 하나, 전체 인류가 진화하고 발전하는 과정에서 본다면, 공산당의 흥기는 잔잔한 물결에 이는 가벼운 소용돌이에 지나지 않아. 흐름에 역행해서는 영원히 목적을 달성할 수 없지. 그들은 절대로 성공할 수 없어. 페이란, 이것이 바로 진리네.”
“회오리바람, 회오리바람, 그저 회오리바람일 뿐이로다!”
두 사람은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 2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