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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66806324
· 쪽수 : 370쪽
책 소개
목차
제1부
제2부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리뷰
책속에서
“귀걸이를 했던가요?” 외국인의 관습을 좀 아는 크래큰소프 씨가 알고 싶어 했다.
“글쎄, 잠깐, 생각해 봅시다.” 스넬 씨는 될 수 있으면 정말로 실수하지 않으려는 유순한 점쟁이 여인처럼 말했다. 마치 귀걸이를 보려고 애쓰는 것처럼 입을 다물고 실눈을 뜬 후에, 그는 이런 노력을 포기한 듯 이렇게 말했다. “글쎄, 그 행상의 상자 속에는 판매용 귀걸이도 있었으니 귀걸이를 했다고 생각해도 좋겠죠. 아니, 그는 온 마을을 거의 집집마다 다녔어요. 아마 그의 귀에 걸린 귀걸이를 본 사람도 있겠죠. 제가 봤다고는 할 수 없지만요.”
누군가 그 행상이 한 귀걸이를 기억할지 모른다는 스넬 씨의 추측은 맞았다. 마을 사람들에게 두루 물으면서, 그 행상이 귀에 귀걸이를 했는지 목사님이 궁금해 한다는 것이 점점 강조되고, 이 사실을 알아내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는 인상이 퍼졌기 때문이다. 물론 귀걸이를 하지 않은 행상의 이미지가 분명치 않아서 그 질문을 들은 사람마다 상황에 따라 크든 작든 귀걸이를 한 행상의 모습을 즉시 그려 보았다. 그 모습은 곧 생생한 기억이 되었다. 그래서 바로 다음 크리스마스에 성체를 받겠다는 결심처럼 아주 착하고 거짓말을 하지 않으며 온 동네에서 집안을 가장 깨끗하게 청소하는 유리 가게 부인이 그 행상의 두 귀에 걸린 초승달 모양의 큰 귀걸이를 보았다고 기꺼이 선언했던 것이다. 한편 구두장이 딸인 지니 오츠는 상상력이 더 풍부해서 그 귀걸이를 보았을 뿐 아니라, 거기 서 있는 바로 그 순간처럼 그 귀걸이를 보자 온몸이 섬뜩했다고 말했다.
또한 그 부싯깃통이라는 단서를 더 밝히기 위한 방법으로서, 그 행상에게 구입한 물건을 여러 집에서 모아 몽땅 전시하려고 레인보에 가져오기도 했다. 사실 이 도난 사건을 밝히기 위해서는 레인보에서 해야 할 일이 많으며 그 술집은 엄격히 공적 의무를 수행하는 장소이므로 어떤 남편도 거기 간다고 아내에게 핑계를 둘러댈 필요가 없다는 것이 온 마을에 널리 퍼진 분위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