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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88966806775
· 쪽수 : 222쪽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털터리 자전거
뜸북새의 노래
하늘로 올라간 눈사람
꽃가마
도깨비 삼총사
감나무골 로봇
돌하르방의 고향
들독장군
아파트와 초가집
어린이날 도깨비 잔치
군밤타령
해설
이준연은
권혁준은
책속에서
바람이 초록빛 들판을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초록빛 들판은 초록빛 바다처럼 출렁거렸습니다.
“솨아? 솨아?.”
논배미의 벼가 바람결에 흔들릴 때마다 푸른 들에서는 먼 바다의 파도 소리처럼 바람결에 벼 잎 스치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뜸, 뜸, 뜸북, 뜸북….”
뜸북새의 노랫소리가 한가롭게 들리는 한낮입니다.
- '뜸북새의 노래' 중에서
무덥고 긴 여름이 가고 코스모스들은 꽃망울을 하나둘 달기 시작했습니다. 꽃예 누나는 어머니의 신굿에도 아랑곳없이 겨울나무처럼 뼈만 남아 앙상했습니다. 꽃예는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못하고 누워서만 팔딱팔딱 가쁜 숨을 내쉬었습니다.
“누나! 코스모스꽃이 피었어. 누나, 오늘 아침엔 열아홉 송이나 피었어.”
돌쇠는 아침마다 코스모스 꽃송이를 세어 봅니다.
“누나, 며칠만 더 있으면 하얀 코스모스 분홍 코스모스가 한데 어울려 예쁜 꽃길이 될 거여. 누나 정신을 차려.”
꽃예 누나는 알았다는 듯이 눈만 한번 떠 볼 뿐, 말이 없습니다.
“엄마! 내일은 꼭 병원에 가. 내버려 두면 꽃예 누나는 죽는단 말이야. 오봉산 신령님이랑 장수강 대장군님이랑 엉터리 거짓말쟁이란 말이야. 그리고 엄마도 거짓말쟁이야. 꽃예 누나 병도 못 고치면서 다른 사람 병을 어떻게 고쳐?”
어머니는 한숨만 내쉬었습니다.
가을비가 축축이 내린 다음 날, 코스모스꽃은 하늘 나라 별처럼 셀 수 없이 피었습니다.
- '꽃가마'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