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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88966806966
· 쪽수 : 254쪽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풀잎 각시
종다래끼의 꿈
열두 색 항아리
제비꽃 추억
첫눈
눈 오는 밤
새
오줌 묻은 나무
아파트에 뜨는 별
별밭으로 가는 은빛 사다리
돈 나오는 연못
할아버지네 집 호롱불
아빠의 황발
가을 동화
해설
신동일은
김종헌은
책속에서
“베틀 소리를 못 들으니 낮 꿈을 못 꿔요.”
“낮 꿈?”
“지금보다 더 어렸을 때 이웃집 할머니가 알려 줬어요. 앞을 못 보니 낮 꿈이라도 꾸라구요. 온종일 눈 감고 끌탕하면 안 좋은 거라구요. 그러니 잠들지 않고 꾸는 낮 꿈이나 꾸며….”
갈바람에 보스스 마른 억새꽃이 수없이 나분대었다.
“억새밭에서 낮 꿈을 참 많이 꾸었어요. 아무도 몰라요. 얼마 전부터였어요. 엄마가 짤깍짤깍 베 짜는 소리는 또각또각 누군가가 내게 걸어오는 발소리로 들렸어요. 그 발소리 임자가 등에 조그만 날개를 단 천사라면 더 좋구요. 그래서 내가 만든 풀각시에게 날마다 말해요.”
선이가 들고 있던 풀각시에게 아주 작게 소근거렸다.
“풀각시야, 지금 오는 사람 등을 쳐다봐. 하얀 날개가 달렸나. 날개 달린 사람은 천사구, 천사는 내 눈도 뜨게 해 줄 수도 있대잖아.”
할아버지가 조용히 눈가를 훔쳤다.
‘선이는 낮 꿈을 꾸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의 발소리를 들었을까?’
-<풀잎 각시> 중에서
그러다가 종다래끼가 지그시 눈을 감았습니다.
“그렇지 썩을 거야! 내가 어서어서 썩어서 한 줌 거름이 되어 어린 보리 싹들을 튼튼히 키워 주는 거야.”
종다래끼는 품고 있던 보리 싹들이 무럭무럭 자라서 이삭 맺는 모습들을 보지 못하는 게 무척 아쉬웠지만 새로 자랄 새싹들의 거름이 되어 주는 것도 행복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눈을 감은 종다래끼 앞에 자기를 어깨에 메고 땀 냄새를 풍기며 일하던 할아버지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종다래끼의 꿈>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