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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88966807376
· 쪽수 : 190쪽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꽃불 켜는 집
빨간 왕관의 나라 하얀 왕관의 나라
낙엽 한 장만 한 바람
애기 반디
숲 속의 시계방
핑키가 팬지를 만난 얘기
이야기를 파는 가게
해설
김은숙은
최정원은
책속에서
“엉망진창이 된 시계를 할아버지가 어떻게 고치나요?”
준이의 물음이 이어졌습니다. 할아버지가 준이의 얼굴을 살피듯 찬찬히 바라보았습니다.
“우선 시계 소리를 마음으로 듣는 거다. 그런 다음 시간에 대한 좋은 생각을 모으지. 이를테면, ‘시간은 바위를 뚫는 물방울처럼 부드럽다’라든가 ‘시간은 숲 속의 바람처럼 보이지 않으나 바람처럼 무언가를 바꾸어 놓는다’라든가 하는 생각들…. 그런 생각들을 고치는 시계마다 하나씩 넣어 주는 거야. 사실 시간이란 녀석, 퍽 재주가 많은 녀석이지. 고무줄처럼 제 몸을 늘일 줄도 알고 풍선처럼 부풀릴 줄도 알고, 또 무엇에 재미를 붙였다 하면 그 속에 포옥 빠져 버릴 때도 있지. 그럴 때면 오래 묵힌 술처럼 색다른 향기를 띄워 나를 취하게 해 주곤 한단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내가 시간을 잊지 않았을 때 얘기지.”
“할아버지 말씀 아리송해요. 하지만 들으니까 시간도 사람처럼 숨을 쉬는 것 같아요.”
“어, 그렇지? 참 멋진 생각을 했구나. 숨을 쉬고말고. 숨 쉬지 않는 시간은 죽은 시간이야. 보거라, 저 시계들.”
할아버지가 벽에 걸린 시계들을 가리켰습니다.
“저마다 소리를 내지? 바로 시간이 숨 쉬는 소리란다.”
“그런데 할아버지! 똑같은 시간인데 시계마다 숨 쉬는 게 달라요? 어떤 건 빠르게 쉬고 어떤건 천천히 쉬고….”
“사람은 안 그러냐? 쫓기듯 숨을 급히 몰아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느긋하게 숨을 천천히 쉬는 사람도 있고….”
준이가 딴은 그렇구나 싶어 고개를 주억거렸습니다.
-[숲 속의 시계방]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