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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67358204
· 쪽수 : 272쪽
책 소개
목차
머리말
1. 나의 트라우마
2. 모든 것이 한꺼번에 일어났다
3. 우리는 모두 다르다
4. 탈출의 여정
5. 불안
6. 어둠 속에서
7. 잔인한 웃음소리
8. 받아들여지지 않는 자의 고통
9. 밑 빠진 독, 깨진 항아리
10. 기억, 그 깊은 곳의 이야기
11. 살아 있는 목적
12. 우리가 하나의 점이 되었을 때
맺음말
부록 공감에 대하여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심각한 트라우마가 단지 소음 때문에 시작되었다고? 이렇게 의아하게 여길지 모른다. 내가 심리 상담사나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에게 이야기를 꺼내려 할 때마다 그들의 첫 반응도 그런 식이었다. 하지만 기억해주었으면 한다. 전쟁의 참상을 겪은 후 깊은 상처를 안고 집으로 돌아온 군인에게도, 강간의 폭력에 몸서리치다 마음의 문을 걸어 잠근 여성에게도 사람들은 아주 오랫동안 그렇게 말해왔다는 것을.
하지만 불안은 ‘물에 빠져 있는 것’과 같다. 시냇물이든 강물이든 아니면 망망대해든, 몸이 이미 거기에 푹 잠겨 있어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 어떻게든 거기서 빠져나오지 않으면 늘 젖어 있는 상태가 된다. (…) 어느 순간 자기도 모르게 숨이 막혀 침몰하기 십상이다.
나는 소음이나 만성통증 그리고 경제적 곤란과 같은 문제로 괴로워할 때마다, 그래도 내게는 친구들과 가족이 있다는 것으로 위안을 얻고, 그 고통을 견뎌내려고 하였다. 그러나 내 삶의 고난이 정말로 심각한 트라우마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바로 가까운 친구들과 가족들의 외면이었다.
오랫동안 잊히고 사라졌던 기억들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트라우마가 왜 일어났는지 혹은 왜 심화되었는지에 대한 단서와, 트라우마에 내가 어떻게 견디고 싸워야 하는지에 대한 단서가 함께 담겨 있었다. 지금까지 살아온 모든 과정의 기억에는 적어도 이 두 가지 측면이 항상 공존하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