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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67751807
· 쪽수 : 384쪽
· 출판일 : 2013-02-18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7
1화. 왕님과 변녀/18
2화. 가끔은 여우 짓이 필요하다/44
3화. 소울 메이트!/82
4화. 높이뛰기 위해 웅크리기/138
5화. 머릿속을 어지럽히는 너/181
6화. 착각/212
7화. 사랑은 언제나 지금이 중요해/257
8화. 후끈후끈 사랑이 막 피어올라!/297
9화. 오해는 다른
저자소개
책속에서
침대에서 일어난 채겸이 입고 있던 반팔을 벗기 위해 손을 옷 속으로 하나씩 집어넣었을 때였다.
똑똑!
“나야, 들어간다.”
행우의 목소리가 들리자 채겸은 다급하게 다시 팔을 빼려고 했다. 그런데 웬걸, 행우가 들어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몸이 말을 안 듣기 시작했다.
문이 열리고, 행우가 쟁반에 시루떡을 든 채로 들어섰다. 채겸은 그대로 얼어붙었다. 행우도 마찬가지였다. 채겸은 두 팔을 반팔에서 빼내지 못한 채로 마치 자신의 가슴을 만지고 있는 이상야릇한 광경을 행우에게 보여 주고 말았다.
행우의 눈에는 그 발버둥치는 게 마치 바바리맨의 야릇한 그것(?)을 보는 것만 같았다. 중학교 때 바바리맨을 처음으로 보았던 그 신선한 충격이 다시금 행우에게 찾아왔다.
“오, 오해하지 마. 좀, 좀 이상하게 보일 수는 있어. 아니, 이상해 보일 거야. 그, 근데 절대 이상한 거 아니거든!”
채겸이 당황해서 말을 더듬자, 행우는 혀로 입술을 급하게 축였다. 그러더니 다 이해한다는 듯 그녀는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우리 채겸인 자기 가슴을 좋아하는구나. 알았어. 나 이해해.”
“이해하긴 뭘 이해해! 아니라고!”
“하던 일마저 해.”
행우가 잽싸게 밖으로 나가자 채겸은 소리를 빽 질렀다. 시근덕거리는 입술로 화가 나서 아예 팔 부분을 헐크처럼 찢어 버렸다. 팔을 차분히 빼내려는 이성이 저만치 날아가 버렸다. 처음에 행우를 변녀로 오인했을 때 얼마나 답답했을지 이제야 조금 이해가 되었다. 그는 자신의 꼴이 거울에 비치자 어이가 없었다.
티셔츠의 팔 부분은 찢겨져서 너덜너덜해졌고, 그의 얼굴은 당황, 창피, 분노 때문에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벌컥.
“시루떡은 놓고 갈……게.”
행우가 다시금 문을 열자 채겸은 이번에는 턱이 빠져라 입을 벌렸다. 이 옥탑방은 프라이버시가 보장되지 않았다.
“우리 채겸이 거친 남자구나.”
행우가 그를 요리조리 살펴보자, 채겸은 행우를 향해 억울한 외침을 내질렀다.
“아니거든! 나 부드럽거든!”
채겸의 처절한 목소리가 그저 옥탑방에 퍼질 뿐, 행우의 오해를 풀어 주기엔 역부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