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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희곡 > 외국희곡
· ISBN : 9791159924750
· 쪽수 : 208쪽
· 출판일 : 2026-01-09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5
등장인물 11
1 31
2 83
3 123
4 153
5 191
책속에서
네모리
그쪽 어머니라고 해야 하나, 그분이랑 합치시기 전에, 그러니까 그쪽이 태어나기 전에, 그 이전의 가족이랄까, 그 가족의 아들이거든요, 최초 가족의 아들, 지금 내가 하는 말 이해돼요?
지카스기
(고개를 갸우뚱한다)
네모리
음, 좀 이상한 표현을 빌리자면, 배다른 형제인데, 내가 형, 그쪽이 동생인 거예요.
지카스기
아, 아아. 아아 아아 아아.
네모리
응? 이해했어요?
지카스기
책 만드는 사람이다.
네모리
네, 맞아요, 일반적으로는 작가라고 하는데. 소설가거든요. 음, 도쿄에서 온 네모리라고 합니다.
네모리
그날 일을 기억하는 고토 씨라는 장기 입원 환자가 있었어요. 그날은 평창올림픽 9일째였고, 남자 피겨 스케이트 프리 프로그램에서 하뉴 유즈루 선수가 금메달을 딴 날이었어요. 오후 1시 43분. 입원 중인 환자들은 다들 텔레비전 앞에 모여 하뉴 선수를 응원하고 있었죠. 그런데 고토 씨는 관심이 없었대요. 그래서 들었던 거예요, 복도를 뛰어다니는 간호사들의 발소리를. 입원 생활이 길다 보니 바로 알겠더래요. 무슨 일이 생겼구나. 고토 씨는 무슨 일인지 보러 갔어요. 6층으로 올라가 호흡기내과 병동으로 갔는데, 거기서 간호사 한 명과 부딪혔어요. 간호사는 그때 뭔가를 떨어뜨렸고, 얼른 주워서 자리를 떴어요. 그런데, 어라? 고토 씨는 이상한 느낌이 들었어요. 간호사가 들고 있던 인공호흡기 튜브에는 있어서는 안 될 게 있었거든요. 매듭이요. 고토씨는 캠핑이 취미라 그 매듭의 이름도 알았어요. 그건 버터플라이 매듭이었어요. 하뉴 선수의 금메달 소식에 병실은 소란스러웠지만, 고토 씨는 그 순간에도, 매듭이 있는 튜브를 들고 간 간호사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그 간호사가 쭈그리고 앉았을 때 살짝 가슴이 보였대요. 원래 그 병원 간호사들은 옷을, 간호사 전용 홈쇼핑인 ‘앙피 르미에’에서 공동구매해서 입거든요. 그래서 다들 몸을 숙여도 가슴이 보이지 않는, 새로 나온 스크럽이라는 흰 옷을 입어요. 그런데 그 간호사는 가슴이 보였대요. 실은 거기서 근무한 지 얼마 안 된 사람이라, 예전 병원에서 입던 옷을 입고 다녔던 거죠. 숙이면 가슴이 보이는 그 옷을 입었던 단 한 명의 간호사는 바로, 시메노 씨. 시메노 가요코 씨. 이리 오세요.
시메노
(한숨을 쉬고) 억지 좀 그만 부려요.
네모리
저기, 지카스기 씨.
지카스기
만날… (고개를 크게 저으며) 만나야겠다는 생각은 안 했어요. 그런데, 아니, 안 해요, 죄송해요. 생각 안 해요…. 그런데 우연히 만나면 어떡하지, 싶어서. (수줍게 웃으며 고개를 떨군다)
네모리, 대화에 흥미를 잃고 화장실 쪽으로 향한다.
시메노, 그를 노려보며 아직 얘기 중인데 어딜 가냐는 의미로, 턱으로 지카스기를 가리킨다.
지카스기
한번, 딱 한 번 엽서를 보냈어요. 죄송해요.
네모리
엽서요? 어디로?
지카스기
책이요, 책에 적힌 주소로요.
네모리
아아, 출판사로.
지카스기
죄송해요. 이상한 거 보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