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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대학교재/전문서적 > 어문학계열 > 국어국문학 > 국문학사/국문학개론
· ISBN : 9788968170126
· 쪽수 : 314쪽
· 출판일 : 2012-12-31
목차
제1부 당대의 한국문학
01 당대의 발견과 현존하는 리얼 -박민규, 오수연 소설로 본 ‘리얼’-
1. 왜 리얼리즘적 독법인가
2. 치욕의 기원과 그 비약적 소멸
3. 국가와 민족의 경계를 넘어
02 한국소설, 신자유주의에 저항하는 윤리의 모색
1. 성찰
2. 윤리
3. 과제
03 탄생하는 근대문학들, 새로 시작하는 근대문학들
1. 거리의 시민들
2. 근대의 문제들, 근대의 사유들
3. 우리 시대의 근대문학들
04 근대적 주체에 대한 사유 -탈민족담론에 비추어서-
1. <푸른 혼>의 근대적 주체들
2. 근대적 주체를 지우는 탈민족담론들
3. 지워지지 않는 근대적 주체들
05 한의 승화와 반공주의의 문학적 비판
1. 첫 작품집의 의의
2. <어떤 전설>의 성격
06 한국소설, 비인(非人)의 인간학을 위하여
1. 비인, 그들의 진실
2. 찔레꽃의 유전
3. 상상력과 매력의 시대를 꿈꾸며
07 독자의 귀환
1. 고진의 테제
2. 독아론의 징후들
3. 독자와 소통하는 소설들
08 노인에 관한 명상 -박완서, 최남일, 김원일의 소설을 읽으며-
1. 왜 노인문학인가?
2. 치매 걸린 영혼의 행복과 불행
3. 죽음의 현상학과 노인의 운명
4. 정말 노인문학인가?
제2부 한국문학의 당대
01 ‘좌익’의 인간화, 그 문학적 방식과 의미 -김원일의 <노을>을 중심으로-
1. 왜 김원일인가?
2. 부성(父性)의 발견과 좌익의 인간화
3. 기억의 재구성과 좌익의 인간화
4. <노을>의 문학적 성과
02 사회주의자의 문학적 재현과 의미 -?손풍금?을 중심으로-
1. <손풍금>을 읽는 이유
2. 탈이데올로기적 구술 증언과 사회주의자의 인간적 진실
3. 심층기억의 작동과 사회주의자의 활성
4. <손풍금>의 문학적 성과
03 필화의 논리와 그 문학적 의미 -남정현의 <분지>를 중심으로-
1. 왜 필화 사건이 중요한가?
2. 필화의 내적 논리: 우회적 비판에서 직접적 비판으로
3. 필화의 외적 논리: 배제와 분할의 정치학
4. <분지>, 필화 텍스트로서의 의의
04 한국현대소설과 아시아의 재현
1. 21세기 한국소설의 진로
2. 전근대적 영토로서의 아시아① : 박범신의 <나마스테>
3. 전근대적 영토로서의 아시아② : 김재영의 <코끼리>, <아홉 개의 푸른 쏘냐>
4. 대안적 근대 영토로서의 아시아: 방현석의 <존재의 형식>, <랍스터를 먹는 시간>
5. 결여의 한국과 대안의 아시아
05 전으로서의 소설과 전통의 미학 -이문구의 <매월당 김시습> 읽기-
1. 비노블로서의 이문구 문학
2. 일화의 배치와 전의 형식
3. 한시의 삽입과 자기 진술적 목소리
4. <매월당 김시습>이 선 자리
06 삶과 예술의 갱신 -최인훈의 <하늘의 다리>를 중심으로-
1. 불꽃처럼 눈발 속에서 명멸한 그 착각
2. 갱신의 욕망과 환상의 상상
3. 예술론의 정립과 환상의 완성
4. 김준구, 자아 완성의 욕망
07 세계문학으로서의 한국문학, 그 위상과 전망 -황석영의 <바리데기>를 중심으로-
1. <바리데기>의 세계문학적 가능성
2. 서구적 근대의 주변과 국제 이주의 시작
3. 서구적 근대의 기원과 세계적 하위주체의 탄생
4. 끝나지 않는 바리의 모험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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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책속에서
[머리말]
핑계 같지만, 지난 몇 년 공부를 멀리했다. 재직 대학에서 본부 보직을 맡게 되며, 이런 불상사가 생기고 만 것이다. 물론 단호하게 보직을 거부하고 연구실을 지키면 이런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그럴 수 없었다. 그럴 수 없었던 저간의 이유에 대해서는 언젠가 기회가 되면 장문의 수상록으로 정리할 계획이거니와, 나는 재직 대학을 조이는 그 위기를 모른 척 방관할 수는 없었다. 그 위기의 본질을 나는, 대학 민주주의의 위기로 이해하는바, 그 위기는 내가 재직하는 대구대학교에서만 일어난 게 아니었다.
이 자리에서, 그 위기의 전후 사정을 두루 이야기할 수는 없겠으나 대구대학교와 같은 임시이사 파견대학은 소위 학원정상화 과정에서 그 내홍이 보통 큰 게 아니었다. 나는 공부의 길은 단지 책 속에만 있는 건 아니라는 마음으로 뜻을 같이하는 재직 대학의 여러 교수님, 직원선생님, 학생들과 상경 시위, 기자 회견, 농성을 마다하지 않았지만 그럴수록 공부를 멀리하는 게 아닌가 싶어 마음 한 구석이 여간 착잡한 게 아니었다. 늘 마음 한 구석에선 이래도 되나 하는 자괴감이 없지 않았다.
다행히 재직 대학은 구재단 복귀라는 최악의 상황을 면했지만 나로서는 공부의 맥이 끊겨, 개인적으론 여간 손실이 아니었다. 그런데 정말 궁금하다. 공부란 뭘까? 그건 단지 교수 업적평가의 계량화된 점수를 의미하는 걸까? 아니면 연구재단의 연구비 수혜를 의미하는 걸까? 공부의 깊이가 부족한 내가 공부의 정답을 이야기할 처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나는 거리에서 보낸 그 시간도 넓게 보면 공부의 시간이었다고 이제는 생각한다. 공부의 본질이 결국 세계와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에 있는 것이라면, 이제는 지난 몇 년의 시간을 허송세월한 것으로 치부하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내 생각이 이렇다보니 학자를 자처하는 나로서는 돌파구를 마련하고 싶었고, 이런 마음에 기대어 그 동안 세상에 내놓은 내 글들을 정리하고 싶었다. 그래서 본부 보직을 맡기 이전, 문학계간지와 학회에 투고하거나 게재한 평론과 논문을 엮어 저서를 출간하자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고, 이에 이렇게 한 권의 저서를 내놓게 되었다. 그러면서 나는 덤으로 공부의 감각이나 방향이랄까, 이런 공부의 느낌이 다시 내 몸 안에서 재생되기를 바랐다. 이처럼 이 저서는 나에게는 아주 의미가 없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공부하는 동학들에게는 어떻게 비칠지 대단히 걱정이 크다. 흔히 저서라 하면, 그 수록된 글들을 통어하는 전체적 주지가 명료해야 하는 건 물론, 그 문제의식과 성과 역시 참신해 저서를 출간한 저자의 개인적 보람보다는 주변 동학들의 평가와 성원이 더 커야 하는 게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이 저서가 말 그대로 저서라는 말의 그 중후한 의미에 부합하는지 나로서는 자신이 없다. 그렇지만 한편 생각하면, 이 저서에 수록된 대개의 평론이나 논문들은 당대 한국사회를 질문하고 사유하는 데에서 시작한 글이라는 점에서 나는 다소간의 위안을 삼고자 한다.
평론은 더욱 그렇지만, 나는 지난 몇 년 논문을 쓰면서도 당대 한국사회의 여러 문제적 개념, 예컨대 근대, 민족, 분단, 이주, 이산, 신자유주의, 민주주의, 폭력 등에 대해서 나름대로의 답을 얻기 위해 천착해 왔다. 이런 점에서 이 저서의 글들은 기본적으로 당대 한국사회에 대한 나의 관심과 애정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이 개념들을 새롭게 해석하는 나의 문제의식이 영글지 않은 건 어디까지나 나의 공력이 부족한 탓이 아닐까 싶다. 앞으로는 나의 글들이 이 개념들을 창조적으로 재해석하는 수준으로 진전함은 물론, 한국문학의 중층적 근대를 창의적으로 독해하는 수준으로 나아가기를 바라는 마음 크다.
어려운 사정에서도 저서의 출간을 허락해주신 한국문화사 관계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출판 불황이 깊어지는 마당에 이 저서의 출간이 한국문화사를 더 힘들게 하는 건 아닌지 면목이 없다. 내 삶의 인연이 되어주신 재직 대학의 여러 동학들께도 감사를 드린다. 그분들의 위로와 격려가 아니었다면 나는 지난 몇 년의 아수라와 같은 시간을 인내하는 게 쉽지 않았을 것이다. 모두 감사할 일이다. 그 고마움을 제자들을 애정으로 지도하고 공부에 정진하는 것으로 보답하고자 한다. 아침 저녁으로 겨울이 깊어지고 있다. 그 깊어지는 겨울에 지도교수의 원고를 읽으며 오자를 잡아주고 문장을 다듬어준, 그래서 이 책의 완성도를 높여준 제자 이주희에게 각별히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2012년 겨울 진량 연구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