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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68177576
· 쪽수 : 264쪽
· 출판일 : 2019-04-10
책 소개
목차
머리말
‘~척, ~척’으로 보는 대중화 행위방식
우물을 뛰쳐나오는 개구리들
서울에 가야 과거에 급제한다
문명과 ‘문명악’
명인일화에서 받은 계시
배를 곯은 성냥갑
낭만과 광열
입맛이 변했습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채취 능력과 선별능력
홀로서기
가난뱅이와 게으름뱅이
갑 속에 든 사람과 ‘틀’ 허물기
거짓말 이설
인간의 본성과 동물적인 속성
수레는 두 바퀴가 다 잘 돌아가야 한다
실수와 죄, 그리고 악
한 만화가가 그린 과학자의 머리
아이는 깨진 창문으로 깨진 세상을 보았다
우화는 어른들이 봐야 한다
‘엘리트정신’
오늘의 도시인도 도시진출을 했었다
겨울은 신변정리의 계절
오늘의 ‘엽공’
소질과 재능, 그리고 정신
금을 잃고 도금을 얻는 사람들
법과 질서, 그리고 가난
의태현상
미래에는 본래 길이 없고 희망만 있을 뿐이다
망각의 미학
내 마음에 ‘하나님’을 모셔라
‘기록의 달력’과 ‘마음의 달력’
서로 마음의 ‘38선’을 지워라
금강과 하나의 ‘해동국’
저자소개
책속에서
우리가 발 딛고 선 땅이 갑자기 세게 흔들리고 있다. 마치 강력한 지진파의 충격을 당한 듯, 잔잔한 호수처럼 고요하던 산간도시가 격랑을 일으키며 세상 모르게 잠에 취해 있던 거리마다 벌집이 터진 것처럼 시끌벅적 끓어 번지고 있다. 문명의 뒤안길에 소외된 채로, 태양마저 나른한 가을 언덕을 넘는 황소처럼 여드레 팔십 리 걸음을 하던 산간도시가 하루하루가 새롭게 모든 것이 탈바꿈하고 있다.
오랫동안 폐쇄된 공간에서 전통적인 농경문화가 형성한 검소하고 소탈한 인품에 따뜻한 정을 느끼면서, 가난한 대로 적은 음식이나마 서로 나누어 먹는 시골의 인심 못지않게 이웃끼리 그런대로 인색하지 않은 인심에 잔정을 주고받을 수 있었던 산간도시였다.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형편은 아니어도, 일터에서 집으로, 그리고 학교에서 집으로 오가면서 나름대로 열심히 일하고 공부하면서,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가난 속에서나마 밝은 웃음을 웃으면서 주어진 삶에 만족할 줄 아는 산간도시였다.
가난하면서도 말끔하다는 말처럼 아직 도시화가 덜 되고 현대문명의 세례를 받지 못하여 여러 가지로 불편하고 어려운 것들이 많지만 대도시와 같은 오염이 적고 지나친 이기심에 때 묻지 않은 산간도시였다.
자기도 도시인이 되기 전에 도시진출을 했었음에도, 고향을 그리고 고향의 건설과 발전을 기원하면서 학생이 줄어 폐허가 되어가는 시골학교와 젊은이들의 이탈로 공동화되어가는 고향을 안타까워하는 ‘이향민’들이, 비록 ‘재정노임팀의 배부른 용트림’이란 비난을 받으면서도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을 품고 살아가는 산간도시였다.
지금 이처럼 큰 변화 없이 전통적인 농경문화에 안주하고 있던 산간도시에, 산업문화를 선봉장으로 하여 새로운 음식문화, 음주문화, 오락문화, 소비문화, 심지어는 목욕문화에 이어 이색적인 밤 문화까지 이른바 현대 ‘도시문명’의 기치를 들고 거세차게 몰려들었다.
이러한 현대적인 ‘도시문명’은 이 작은 산간도시의 가정문화를 여지없이 충격하였을 뿐만 아니라, 농경문화에 토대한 도시 전체의 문화적인 성격을 변질시켜 그야말로 환골탈태라고 표현할 만한 것이었다.
천여 대의 택시, 거리마다 번쩍거리는 술집, 커피점, 노래방, 나이트클럽, 유혹의 밤거리에 다양하고 풍성한 음식문화의 진풍경을 펼쳐 보이는 야시장, 그리고 하루의 피로를 풀고 유흥의 여운을 잠재워 주는 사우나, 마사지, 그 모든 것이 어제까지만 해도 우리에게는 너무나도 생경하고 환상적인 것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그 모든 것이 우리 생활의 현장에 현실로 다가와 좀처럼 떨쳐버릴 수 없는 마력으로 우리를 유혹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