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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8494451
· 쪽수 : 224쪽
책 소개
목차
제1부 퍼렇게 출렁이는 강물
검정비둘기 / 11
무상 / 12
내 무덤에 오려거든 / 13
길 / 16
우리 좋은 길동무로 / 17
이 목숨 끊어 / 19
그 길 아이 못막으리 / 20
산에 오릅니다 / 21
삶 / 23
시조 / 24
…생략…
제2부 현구 시 세계와 문학사적 가치
비애와 무상의 시학 / 115
김현구 시에 나타난 공간 표상의 변모와 그 의미 / 144
김현구 시의 문학사적 의의에 대하여 / 178
시문학파와 김현구의 시세계 / 201
김현구 연보 / 221
저자소개
책속에서
제1부 퍼렇게 출렁이는 강물
검정비둘기
뉘 눈살에 시달리어 그 맵시 쓸쓸히
외로운 넋 물고 오는 검정 비둘기
해늙은 느릅나무 가지에 앉아
구구꾸 목놓아 슬피 우노나
깨우면 꺼져버릴 꿈 같은 세상
사랑도 미움도 물 위의 거품
그 설움 향화처럼 피워지련만
날마다 못잊어 우는 비둘기
웰트슈매-쓰 니힐의 속 아픈 울음
알 이 없고 둘곳 없는 저 혼자 설움
귀 먹은 지옥거리 가에 앉아서
허공에 울어대는 외론 비둘기
높고 푸른 하늘은 끝없이 멀리 개어
태고연한 햇빛만 헛되이 흐르는 날
오늘도 혼자 앉아 슬피 울다가
어디론지 간 곳 모를 검정 비둘기
무상
시들은 꽃잎이 날은다 날은다
재운 봄 언덕에
오오 벗아 그 잔 들으시라
보는 체 말자
무심한 세월은 흐른다 흐른다
아끼는 맘 비웃고
오오 젊은이여 어둔 한숨 거두어라
근심을 잊자
죽엄길의 상여 소리 들린다 들린다
어제도 오늘도
오오 그대여 설운 귀 가리우라
들은 체 말자
때 오면 무덤에 돌아갈 이 몸도 이 몸도
외로운 나그네
오오 임아 나를 껴안아 다오
슬픔을 잊자
내 무덤에 오려거든
내 무덤에 오려거든
조용히 혼자 오소
날 새면 찾아와서
나와 둘이 노는 산새
여러 사람 지껄이면
행여 놀라 날아가리
내 무덤에 오시거든
눈물일랑 짓지마소
쓸쓸한 산골 속에
혼자 누워 한가한 몸
한세상 슬픈 생각
마음도 지긋하이
내 무덤에 오실 때는
아무것도 들지 말고
빈손 쥐고 오신 길에
볼 이 없이 외롭게 핀
꽃 한송이 옮아다가
무덤 위에 심어주소
나는 살고 싶소
위대한 가지 끝에
거꾸로 달아 매오
꽃 한 포기 웃지 않고
새 한 마리 날지 않는
천애의 절도에 가두어 두오
끝없는 고역과 잔학한 매질 쉬지 않는데도
나는 살고 싶소
계절과 계절이 입맞추고
바람과 구름이 오고가고
해가 궁창을 밝히다 간 다음
달이 은광면사에 별을 달고 오는 동안
하늘 가에 혼자 남아도
나는 살고 싶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