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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리랑 둘이서

나리랑 둘이서

채의정 (지은이)
디딤돌이야기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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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리랑 둘이서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나리랑 둘이서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69761606
· 쪽수 : 384쪽
· 출판일 : 2014-11-28

책 소개

채의정의 로맨스 소설. 나리, 스물한 살의 꽃다운 나이, 하지만 지능은 다섯 살에서 제자리걸음이다. 저를 버리고 간 엄마 대신 동철을 의지하며 살아가는 나리, 그녀의 세상은 전부 동철이었다.

목차

프롤로그 7
제 1 화 37
제 2 화 59
제 3 화 95
제 4 화 115
제 5 화 161
제6 화 181
제 7 화 223
제 8 화 253
제 9 화 295
제 10 화 331
에필로그 미리와 지혁이야기 349
에필로그 나리랑 셋이서 371
작가 후기 381

저자소개

채의정 (지은이)    정보 더보기
글을 읽는 순간만큼은 모든 것을 다 잊어버리고 사랑 이야기에 흠뻑 취할 수 있는 그런 글을 쓰고 싶다. 부산. 바다 곁에 사는 여자. [종이책 출간작] 외도의 흔적, 나리랑 둘이서, 레테의 강물을 마시다 [이북 출간작] 늦은 후회
펼치기

책속에서

동철의 차가운 얼굴에 벌겋게 충혈이 된 눈동자는 오로지 나리만을 향해있었다. 아주 절박한 표정으로 나리를 바라보던 그는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다. 커다란 장골의 사내가 무너져 내리는 모습은 충격이었다. 굵은 눈물방울을 소리 없이 흘리며 가슴을 쳐대는 남자의 울음은 절절하다 못해 처절했다.
시린 새벽이 다가오도록 동철은 나리의 손을 붙들고 그렇게 앉아 있었다. 오로지 둘이 서로 교감하듯 무언의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보였다. 간헐적으로 떨리던 동철의 어깨가 잦아들 무렵 나리가 눈을 떴다.
나리는 자신의 손을 잡고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손등을 타고 뜨겁게 흘러내리는 눈물이 누구의 것인지 알고 있었다. 가만히 반대편 손을 들어 그의 새까만 머리를 쓰다듬었다.
나리는 소리 내지 않고 운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처음으로 배운다. 그리고 그녀도 소리 없이 베갯잇만 적셨다.

동철…….
나는 알고 있었어요. 내가 남과 다르다는 것을.
그리고 이런 나를 당신이 사랑한다는 것을.
바보, 천치인 나를 사랑해주는 당신, 동철 사랑합니다.
나는 당신을 늘 아프게 하는 사람인 것 같아 속상합니다.
난 미리처럼 똑똑하지도, 말도 잘하지 못해서 내 마음을 당신에게 제대로 전하질 못합니다. 힘들어하는 당신에게 내 마음 한 가닥 제대로 표현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동철, 사랑합니다.
그저 더듬더듬 이렇게밖에 말하지 못하는 나지만, 이것은 내 진심입니다.
온 우주를 통틀어 나의 사랑은 당신뿐입니다.
동철, 사랑합니다.
내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합니다.
그리고 이런 나를 사랑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동철, 이다음에 다시 태어난다면,
당신과 결혼해서 나는 엄마가 되고, 당신은 아빠가 되어 함께 살고 싶습니다.
사랑하는 동철, 난 당신에게 여자가 되고 싶습니다.
단 한 번만이라도 좋으니 당신에게 안기고 싶습니다. 하지만 불가능하겠지요.
당신은 절대로 아픈 나를 안지 않을 테니까요.
그래서 만약, 만약에 다시 태어난다면, 그때는 당신을 마음껏 안을 수 있는 여자가 되고 싶습니다.
동철, 사랑합니다.
언젠가는 이런 내 마음을 고스란히 전할 날이 오게 될까요.
당신의 지친 어깨를 감싸 안아줄 혜정을 잡으세요. 놓치지 마세요. 정말 보내기 싫지만, 당신을 사랑하니까 보낼 수 있어요. 내가 줄 수 없는 것을 그녀는 줄 수 있으니 이런 나는 그만 잊어버리고 그녀에게 가세요.
늦었지만, 이제 나도 당신을 놓아드릴게요.
난 당신에게 웃음 한 자락 주지 못해서 그것이 가슴 아픕니다.
동철, 미안합니다.
동철, 용서하세요.
동철, 사랑합니다.
나는 내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예감하고 있었나 봅니다.
머리가 아파져 올 때마다 당신을 볼 수 있는 날 이 줄어드는 것 같아 가슴이 아팠습니다.
하지만 이제야 내 곁에 온 당신, 내가 아파서 이렇게 실컷 볼 수 있었으니, 그걸로 만족합니다.
고운 모습을 보이고 싶었는데, 이런 모습을 당신에게 보여드려 그것이 마음에 걸립니다.
어쩌면 이게 마지막일 지도 모르는데.
하지만 당신은 이보다 더한 모습을 보여도 나를 사랑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슴이 미어집니다.
과연 나는 이런 당신을 두고 떠날 수 있을까요.
이젠 정말 기약 없는 이별인데.
부디 당신 나를 잊어주세요. 당신이 말하던 천국에서 나는 잘살고 있을 테니, 당신은 부디 이곳에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다가 오세요.
그게 내 마지막 소원입니다.

“……동철, 사랑합니다. 나리는 동철을 사랑합니다.”
나리는 나직이 말했다. 떨리는 목소리는 발음이 불분명했지만, 동철을 향한 제 진심을 그녀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전했다.
나리는 고개를 돌려 희미하게 밝아오는 창밖을 쳐다보았다. 푸른 새벽의 기운이 두 사람을 포근히 감싸 안을 때 나리는 미소를 지으며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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