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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외국시
· ISBN : 9788971155622
· 쪽수 : 223쪽
· 출판일 : 2010-11-15
책 소개
목차
I. 작품 및 작품 해설
1. 신화적 민족문학 (국토)
이니스프리의 호수섬˙13 / 검은 돼지 골짜기˙17 / 낚시꾼˙22 / 어스름 속으로˙27 /
누가 훠거스 왕과 함께 가는가?˙31
2. 가톨릭 중산층과의 충돌과? 영국계 아일랜드 문화론의 대두 (종족과 종교)
술 취한 한라한의 아일랜드 찬가˙37 / 죽음˙42 /「서구세계의 바람둥이」를 증오한 사람들에 대해, 1907˙46 / 거지가 거지에게 소리쳤네˙48 / 1913년 9월˙52 / 일곱 숲 에서˙58 / 골웨이 경마장에서˙61 / 아담의 저주˙64 / 쿨 호수의 야생백조˙69 / 1916년 부활절˙73 / 에바 고어부스와 콘 마키에비츠를 추모하며˙83
3. 존재통합과 문화적 이상
내 딸을 위한 기도˙91 / 재림˙101 / 원뿔들˙105 / 한 아일랜드 공군이 자신의 죽음을 내다보며˙109 / 비잔티움으로의 항해˙113 / 비잔티움˙118 / 긴 다리 파리˙123 / 레다와 백조˙127 / 학교 아이들 가운데서˙129
4. 비극적 환희와 현실 수락
산 위에서 미친 제인이˙141 / 미친 제인이 주교와 이야기하네˙144 / 한 뙈기 풀밭˙147 / 박차˙151 /교회와 국가˙153 / 청금석˙156 / 곡마단 동물의 탈주˙163 / 다시 찾아간 시립미술관˙170 / 조각상들˙178 / 위로받는 쿨린˙183 / 행상인˙187 / 벤 불벤 산 기슭에서˙189
II. 생애와 작품 세계
1. 영국과 아일랜드의 역사적 상황 -203
2. 예이츠의 삶 -205
3. 예이츠의 작품세계 -208
4. 예이츠의 문화정치 -216
*작품 소개 -219
*참고문헌 -221
*작가연보 -222
저자소개
책속에서
이니스프리의 호수섬 (The Lake Isle of Innisfree)
I will arise and go now, and go to Innisfree,
나 이제 일어나 가리라, 이니스프리로 가리라.
And a small cabin build there, of clay and wattles made:
그곳에서 진흙과 나뭇가지로 작은 오두막 집 짓고
Nine bean-rows will I have there, a hive for the honey-bee,
아홉 이랑 콩밭 심고 꿀벌 치며
And live alone in the bee-loud glade.
벌 윙윙거리는 숲에 홀로 살리라.
And I shall have some peace there, for peace comes dropping slow,
그리하면 나 그곳에서 평화를 누리리라, 평화는 살며시 떨어지리니,
Dropping from the veils of the morning to where the cricket sings;
아침 휘장으로부터 귀뚜리 우는 곳으로 떨어지리니.
There midnight’s all a glimmer, and noon a purple glow,
그곳 한밤 온통 깜박거리고, 대낮 자줏빛으로 불타고
And evening full of the linnet’s wings.
저녁 방울새 날개소리 가득하네.
I will arise and go now, for always night and day
나 이제 일어나 가리라, 호숫가에 나지막이
I hear lake water lapping with low sounds by the shore;
찰싹거리는 호숫물 소리 밤낮으로 늘 들리니.
While I stand on the roadway, or on the pavements grey,
차도에서도, 회색빛 포장도로 위에서도
I hear it in the deep heart’s core.
나 마음속 깊은 곳에서 그 소리 듣네.
우리나라에도 널리 알려져 있는 이 시는 예이츠가 영국의 런던에서 외갓집이 있는 아일랜드의 슬라이고(Sligo)를 그리워하며 쓴 것이다. 이니스프리는 아일랜드 서부 슬라이고 지역에 있는 섬으로 아일랜드의 사라진 모국어인 게일어로 된 지명이다. 흔히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서정적인 자연시로 여겨지는 이 시에는 예이츠의 아일랜드 국토에 대한, 이상적인“신성한 아일랜드 땅”이란 심상이 담겨 있다.
시의 화자(話者)는 도시의 포장도로 위에 서서 고향의 이니스프리 섬에 대한 향수에 젖어 있다. 예이츠는 산업도시 런던을 회색빛으로 음울하게 묘사하고, 평화로운 이니스프리 섬의 숲은 타는 듯한 자줏빛의 환상적인 묘사로 대비시켰다. 이러한 색의 대조는 사실적이어서 일년 중 4월부터 8월까지를 제외하고는 맑게 햇빛 나는 날이 드문 런던은 흐리고 추운 날씨 때문에 회색빛이었고, 햇빛이 반짝이는 이니스프리 숲의 정오는 자줏빛으로 빛났다.
화자가 이니스프리 섬에서 추구하는 삶은 관능적인 욕망에 탐닉하는 세속적인 삶을 떠난 은둔자의 탈속적인 삶이다. “진흙과 나뭇가지로 작은 오두막 집 짓고 아홉 이랑 콩밭 심고 꿀벌 치며 벌 윙윙거리는 숲에 홀로”사는 삶은 한창 젊은 시절에 극도로 예민한 감수성과 사랑, 육체적 욕망의 갈등에 시달리는 예이츠에게 감정과 육체의 번뇌에서 벗어난 정신적인 평화와 지혜에 대한 꿈을 의미했다. 슬라이고의 자연 속에서 예이츠는 정신적 평화를 얻을 수 있었다.
마지막 연에서 그가 듣는 호숫물 소리는 평정한 마음속에서 울리는 진리의 소리일 것이다.
이 시는 1890년 경 예이츠가 25살 정도 되었을 때에 쓴 시다. 당시 그는 런던에서 세기말 문인 오스카 와일더(Oscar Wilder)와 에드워드 다우든(Edward Dowden) 등과 정기적으로 만나면서 그들의 세련된 문학 기법과 예술 중심의 문학관에 감탄했다. 그러나 예술적 야망만으로는 그의 영혼 가장 깊은 곳에 있는 영원한 정신세계에 대한 갈망을 채울 수 없었다.
예이츠는 젊은 시절 소로(Thoreau)의『월든』(Walden)을 읽고서, 문명에서 벗어난 이니스프리 섬에서 지혜를 추구하며 살기를 꿈꾸었다. 따라서 이 시의 서정성 밑에는 초월적인 지혜를 구하는 마음과 초월적 지혜는 산업 시대의 합리적 가치관이 아니라 산업 시대 이전의 초합리적 자세로써 접근 되어져야 한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예이츠는 자서전에서 아일랜드의 자연은 런던의 문학적 환경보다 그에게 더 의미 있는 존재라고 말했다. 당시 영국의 식민지였던 아일랜드의 시인, 예이츠의 서정적 자연시에는 산업사회에 대한 비판과 함께 제국에 의해 주도되는 산업화에 대한 반식민적 거부감이 깔려 있다. 그가 런던을 싫어한 까닭 가운데 하나는 어린 시절 런던에 살면서 받았던, 음울하고 더러운 도시라는 인상에서 비롯된 산업사회에 대한 혐오 때문이었다. 이 시에 나타난 시골과 도시라는 단순한 이분법에는 일차적으로 도시인의 전원에 대한 현실도피적인 그리움이, 이차적으로는 자연의 완벽한 아름다움이 상징하는 초월적인 지혜와 초자연적인 존재에 대한 갈망이 들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