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교와 한국문학의 장르

책머리에

1. 문제와 방법
2. 유교와 한시
3. 유교와 한문산문
4. 유교와 국문시가
5. 유교와 국문소설
6. 유교와 한국문학의 시대별 장르체계
7. 비평적 조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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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체가는 처음에는 사대부의 풍류 생활을 노래하는 데서 출발했으나 왕화(王化)를 찬양하거나 윤리의식을 고취하는 쪽으로 점차 외연을 확대해 나갔다. 경기체가의 이런 면모는 고려 후기에 대두하여 마침내 새 왕조의 주인으로 군림하게 되는 사대부 계급의 성장과 그 궤를 같이한다. 요컨대 경기체가는 장르의 발생과 전개가 기본적으로 유교적 기반 위에서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시조는, 그 명칭이야 어쨌건, 고려 말경에 하나의 장르로 성립되었다고 추정되는데, 경기체가와 더불어 우리나라 사대부의 멘탈리티와 미의식을 집약적으로 드러내 보여주는 장르다. 만일 누군가가 한국의 유교가 중국에는 없는 문학장르, 즉 한국에 고유한 문학장르를 만들어 낼 수 있었던가, 그리고 그런 게 있다면 어떤 장르인가라고 묻는다면 나는 맨 먼저 경기체가와 시조를 들고 싶다.

- 본문 86~87쪽, '4. 유교와 국문시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