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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소설 > 이탈리아소설
· ISBN : 9788972757948
· 쪽수 : 380쪽
책 소개
목차
이집트 평의회
기사와 죽음
책속에서
[…] “온통 사기요. 역사는 존재하지 않소. 어쩌면 가을이 깊어질수록 나무에서 떨어져 버리는 나뭇잎 세대나 존재하려나? 나무가 존재하고, 새잎이 존재할 뿐이오. 그다음에 그 나뭇잎도 떨어져 버리고, 그리고 어느 순간에는 나무도 사라져 버릴 거요, 불에 타서, 재로 말이오. 나뭇잎의 역사, 나무의 역사라고요. 헛소리! 만약에 나뭇잎 한 장 한 장이 자신의 역사를 쓴다면, 나무가 자신의 역사를 쓴다면 그렇다면 역사라고 말할 테지요…… 당신 조부께서는 자신의 역사를 쓰셨소? 그리고 당신 부친은? 그럼 내 아버지는? 또 내 할아버지와 증조할아버지는……? 그들은 더도 덜도 말고 나뭇잎처럼 땅속으로 떨어져 부패해 버렸소, 역사를 남기지 않고…… 그리고 우리도 그렇게 가 버릴 거요…… 나뭇잎이 떨어져 나간 뒤 남게 될 나무는, 만약에 남는다면, 가지마다 톱으로 잘려 나갈 수 있소. 가지인 왕, 총독, 교황, 대장, 한마디로 높은 사람들은…… 약간의 불을, 약간의 연기를 피웁시다, 민족, 국가, 살아 있는 인류를 속이기 위해…… 역사? 그럼 내 아버지는? 그리고 당신 아버지는? 그분들의 텅 빈 창자가 꼬르륵거리는 소리는? 그분들의 굶주림의 소리는? 역사에서 들릴 거라고 믿으시오? 그런 소리까지 듣는 귀를 가진 역사가가 있을까요?” […]
_「이집트 평의회」 제1부 8
[…] 강력한 거짓에 직면한 정직한 사람의 고통스러운 무능력과 반감을, 혼란스러운 죄가 드러나는 대신에 절망적인 무죄가 물러서는 것을 들었다. ‘거짓은 진실보다 훨씬 더 강하다. 삶보다도 더 강하다. 거짓은 존재의 뿌리에 박혀 있다. 거짓은 생명 너머에 있는 태초의 원시림에 숨어 있다.’ 어둡고 꺼칠꺼칠한 나무가 길게 늘어선 산마르티노의 길은 더욱 어두운 거짓의 잎을 뻗치고 있었다. ‘뿌리, 잎!’ 그는 종종 혐오스럽게 이미지를 떠올리며 깜짝 놀란다. ‘아이는 숨 쉬듯 거짓말한다. 그런데 우리는 아이들을 믿는다. 그리고 결국, 예수회 신부들이 말하는 야생을 믿는다. 우리는 진실은 역사보다 우선한다고, 역사는 거짓이라고 믿는다. 반면에 거짓으로부터 사람을 사면시키는 역사는 개개인을, 사람들을 진실로 이끈다……’ […]
_「이집트 평의회」 제3부 7
“사실,” 디블라시 변호사가 말했다. “모든 사회가 사기 유형을 만들어 내죠, 말하자면 사회에 맞추는 겁니다. 그리고 우리 사회 자체가 사기죠, 법적 사기, 문학적 사기, 인간적…… 그래요 인간적이죠. 심지어 존재에 대한 거라고 말씀드리겠어요…… 우리 사회는 물론, 당연히 정반대되는 사기를 만들어 내진 않았지요……”
_「이집트 평의회」 제3부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