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테러리스트를 위한 지침서

0. 오래된 우물
1. 메카, 경운상가
2. 서적상 김씨
3. 해적판 생산업자 이철수
4. 첫 포르노의 추억
5. 시인 장경구
6. 본궤도에 오른 이철수의 사업
7. 첫 번째 회합
8. 가수 이종은
9. 두 번째 회합
10. 불심검문의 시대
11. 어느 날 갑자기
12. 불안의 나라
13. 아름다운 테러리스트를 위한 지침서
14. 하늘에 핀 꽃
15. 후일담
0. 불온을 꿈꾸다

심사평
수상 소감

미국판 명작 포르노와 일본산 모자이크에 실망한 상대는 여느 때보다 발걸음을 서둘렀다. 정신없이 걷다보니 어느덧 근처였다. 이제 모퉁이만 돌면 완만한 경사를 그리는 길이 나타나고, 그 길의 끝에 굴다리로 불리는 철로 다리가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외국서적은 나란히 붙은 네 개 고만고만한 가게 중 세 번째로 자리하고 있다.

“여덟 시다.”
그는 마침내 기폭장치의 스위치를 쥔 손을 하늘 높이 들어올렸다.
최무산이 사람들을 향해 비켜서라는 듯 손짓을 했다. 그들은 멀찍이 떨어졌다. 그들은 마치 다정한 연인 사이처럼 옆에 선 사람의 손을 꼭 잡았다.
“피이이이잉 슈우우우우웅 빵빵빵빵빵 빠빠빠빠빠빠 빵빵빵빵빵빵!”
도시를 날릴 듯 천둥 같은 폭발음이 세상을 흔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