칵테일 슈가

작가의 말

칵테일 슈가
저기 내가 걸어간다
조각무늬 그림
잠들고 싶다
너의 목소리
떠오르는 섬
유리
너, 유리

눈을 감는다고 해서 보이지 않을까?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그 실체가 사라질까?
비명을 지르듯 친구에게 묻고 싶지만 여자는 도저히 입을 열 수가 없다.
어쩌다가 이런 일이 생겼을까? 이 상황을 대체 어떻게 수습해야 하지?
누군가에게 묻고 싶지만 여자는 아무래도 이제 곧 정신을 놓을 것만 같다. 심각한 물음표 따위는 역시 아무런 쓸모가 없다. 차라리 칵테일 슈가가 녹아 있는 저 달콤한 커피 한 모금이 여자에겐 도움이 될 것이다.
커피 잔이 놓인 테이블을 향해 손을 뻗다가 여자는 바닥에 완전히 쓰러지고 만다. 여자의 눈을 찌르고 내던져진 나무 막대는 그 동그란 나무 장식으로 지저분한 궤적을 만들면서 어딘가로 열심히 굴러가고 있다. - 본문 40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