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수첩

사랑은 우리의 골수와 뼈를 빼가고, 가장 깊은 곳을 침략한다. 그리고 끝을 내는 순간 우리 자신마저 빼앗아간다. 사랑을 주는 대가로 무언가를 기대하지 말라. 바라지 말고 공짜로 사랑을 주어라. 장난감도 사탕도 아닌 그저 전부를 원하는 아이들처럼 사랑하라. 그리고 삶마저 순순히 잃어버릴 각오로 사랑해야 한다. 하지만 그래서 우리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살아남기 위해 존재한다. - 본문 128쪽에서

삶은 우리를 등에 태우고 가는 호랑이다. 비틀거리다가 떨어지기라도 하면 호랑이가 우리를 잡아먹는다. 우리는 투우사를 태우는 말이다. 그 말은 먼저 누군가를 태워야 한다. 주인도 아니고 전에 만난 적도 없는 사람을. 그러고 나면 투우가 그 말을 들이받는다. 삶은 언제나 비극으로 끝나는 역사다...... 적어도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끝을 낼 수 있을 만큼 자유롭다면 얼마나 좋을까. - 본문 129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