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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스페인/중남미소설
· ISBN : 9791159252877
· 쪽수 : 248쪽
· 출판일 : 2017-10-23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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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선장이 내게 망원경을 건네주었다. 지금은? 섬이 보이나? 네, 보이네요. 잿빛 바다와 하늘 사이에 납작하게 달라붙어 있는, 하얀 거품이 목걸이처럼 에워싼 육지. 그게 전부다. 하지만 그러고도 우리는 꼬박 한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섬에 다가가자 비로소 한눈에 윤곽이 들어왔다.
그곳에 장차 내가 살 집이 있었다. 전체 길이가 1.5킬로미터가 될까 말까한 L자형 지대. 북쪽 끝에는 화강암 언덕이 있었고, 그 위에 등대가 서 있었다. 등대의 탑이 한눈에 들어왔다. 규모로 봐서는 딱히 위압감을 주지 않았지만 섬이 작은 만큼 거석의 단단함은 더욱 두드러져 보였다. 남쪽으로 L자의 발꿈치에 해당하는 약간 돌출한 곳에 기상관의 사택이 자리 잡고 있었다. 내가 살 집이었다.
“빌어먹을!” 선장이 주먹을 불끈 쥐고 고함을 질렀다. “이보시오, 난 중요한 항해를 떠나야 한단 말이오. 도중에 여기 잠깐 들른 거라고! 국제해양연맹 부탁으로 일부러 항로까지 바꿔서 여기 이 사람을 내려놓고 이 사람의 전임자를 데리고 가야 한단 말이지. 무슨 말인지 알아듣겠소? 그런데 그 기상관이 없어, 없다고. 그 사람이 어디 있는지 알고 있소?”
등대지기는 선장과 나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그게 다였다. 선장이 얼굴을 붉히며 소리쳤다.
“나는 선장이오. 화물과 사람의 안전 통행에 필요한 정보를 주지 않는다면 당신을 고소할 권리가 있소. 마지막으로 다시 묻겠는데, 기상관은 지금 어디 있소?”
“죄송하지만 당신의 질문에 대답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