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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75276361
· 쪽수 : 560쪽
· 출판일 : 2014-04-14
책 소개
목차
34. 새 학기의 시작도 끄악!
35. 뼈대 있는 집안
36. 병아리를 사수하라
37. 외상값을 받아야겠소
38. 교통정리가 필요한 시점
39. 가을 하늘 아래 달려라
40. 그들은 절대 우리를 배려해주지 않는다
41. 던전 입장
42. 던전 공략
43. 수확의 계절
44. 솜털이 빠지는 시간
45. 덫을 놓은 줄도 모르고
46. 말하지 않아도 알아
47. 책날개가 날개가 될 때
48. 어디 간들 잊으리오, 두터운 우리 정
49. 우리만큼 고생한 당신들에게
50. 너희들의 피가 되고 살이 되리니
51. 문제의 그 초대장
52. 주스를 조심합시다
53. 학기의 마지막은 어이쿠!
54. 내가 돌인지, 네가 돌인지
55. 싼 게 비지떡
56. 무서운 착시 효과
57. 오빠는 아직 허락하지 않았다
58. 따끈따끈, 포근포근
59. 끝과 시작은 동일 선상에 있다
60. 합격하면 단 줄 알았지?
61. 그리고 끝도 선서로
외전 6. 카이츠의 하루(휴일)
외전 7. 타이젠의 하루(평일)
외전 8. 리사의 하루(겨울방학)
외전 9. 그땐 너도 나도 병아리
외전 10. 체온계를 물지 못할까!
외전 11. 요정은 오리를 타고
외전 12. 벌써 꽃눈은 트였다
후기닭!
리뷰
책속에서
카이츠는 왠지 알 것 같다. 아란 지가 모르는 이유를. 골치 아픈 건 어른들만 알고 그저 막내는 아무것도 모르게 사랑으로만 키운 것이다. 병아리는 애정과 정성으로 양육되었다. 그리고 이번에 사절단이 오지 않았다면 아마 평생 말할 일이 없었을 거다. 어차피 왕래를 안 하니까. 핏줄이라고는 하나 연을 끊은 셈이니 상관도 없고.
상황 파악이 끝났다. 타이젠이 아란의 황궁 인턴을 내켜 하지 않는 이유는 바로 사절단의 수장인 지호영 때문이다. 자신에게 덤벼드는 것도 골치 아픈데 동생까지 말려들면 더 머리가 아플 것이니 말이다.
“그래서 말인데. 부모님도, 나도 아란에게는 말해줄 생각이 없어. 어차피 사절단은 본국으로 곧 귀국할 테니까 그때까지만 버티면 아마 끝나겠지. 그러니 아란이 모르게 주변에 손을 좀 써줘.”
“그건 부탁입니까?”
타이젠은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부탁은 무슨. 그런 가벼운 단어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다른 것도 아니고 동생을 지키는 건데. 못하면 다 죽는 거다.
“아니, 더 무거운 거야. 협박이라는 말이 적당하겠군.”
지킬 것이 있는 자는, 강해진다.
“아란. 다 마셨어?”
“우, 삐약!”(응!)
삐약? 순간 카이츠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뭔가를 잘못 들었나 하고. 하지만 아니었다. 아란은 분명 삐약이라고 했다.
“아란?”
화려한 수가 놓인 옷자락 사이에서 나온 작은 손에 들고 있는 유리잔이 의심스러웠다. 그는 천천히 손을 들어 작은 손 안에 있는 잔을 받아들었다. 그리고 냄새를 맡고 조심스럽게 혀를 댔다. 달콤하고 톡톡 튀는 탄산의 맛에 희미하게 섞여 있는 것. 알코올이다.
“도수가 엄청나게 약하긴 하지만, 미치겠네. 누가 가져다놓은 거야?”
아무래도 아란은 잔을 잘못 가져온 것 같다. 그냥 음료수가 아닌 약한 술이다. 물론 이런 파티에서 심하게 취하면 곤란하기 때문에 도수가 강한 술은 내놓지 않는 것이 예의다. 게다가 일단 약혼하는 커플들의 지인들이 대부분 미성년자이기도 하고.
보통은 이 정도로는 취하지 않는다. 아란이 술이 약한 거다.
“아마 한 번도 마셔본 적이 없을 텐데. 아란, 어지럽지 않아?”
“삐약!”(괜찮아!)
활기차게 대답하는 건 좋았다. 뜻도 알아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삐약이다. 그는 머리를 감싸 쥐었다. 여기에 음주 병아리가 한 마리 탄생했다.
그는 수석으로 입학했다. 그렇다면 자신의 바로 옆은 차석일 것이다. 어느 집안의 자제인지 볼 생각이었는데, 웬걸. 처음 보는 여자아이가 오들오들 떨고 있다.
‘차아 제국인?’
그것도 외국인이다. 뺨이 말랑말랑해 보이는 그 여자아이는 척 보기에도 귀엽고 어려 보였다. 아카데미 신입생이라고는 도무지 믿기지 않는 생김새다. 헤스키츠에서는 드문 검은 머리를 야무지게 묶어 올려 비녀를 꽂아 고정시켰다. 그 비녀도 범상치 않아 보이는 것이, 분명 귀한 집 자식인 것 같다. 다만 카이츠가 머릿속에 기억하고 있는 명단에 일치하는 사람이 없을 뿐이다.
‘아란 지.’
흘끔 가슴팍에 단 이름표를 보자 아란 지라는 특이한 이름이 보였다. 이름도 영락없는 차아 제국식이다. 그냥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외국인. 아마 이민을 왔거나 이민 2세대쯤 되지 않을까. 그런 걸 모두 넘겨서라도 특이하긴 했다. 이렇게 자그마하게 생겨서는, 그의 기억에 없다면 분명 귀족의 자제가 아닐 텐데도 차석을 차지한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