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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의견

소수의견

손아람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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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의견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소수의견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75276996
· 쪽수 : 400쪽
· 출판일 : 2015-06-01

책 소개

"개인은 내 관심사가 아니다. 나는 종(種)으로서의 인간에 대해 쓴다"고 밝힌 작가 손아람의 장편소설. 윤계상, 유해진, 김옥빈 주연의 영화 [소수의견] 원작소설로, 강제철거 현장에서 일어난 두 젊은이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이 무엇인지 파헤친다.

목차

기산일
1. 공소시효

기산일로부터 7개월 전
2. 사법연수원
2의2. 국선전담변호인
2의3. 재정신청
2의4. 사실관계
2의5. 소수의견
2의6. 관할이전
2의7. 증인
2의8. 국민참여재판 배심선정기일
2의9. 긴급체포
2의10. 국가소송 변론기일
2의11. 국민참여재판 공판준비기일
2의12. 해임

기산일
1. 공소시효
1의2. 변호사징계위원회
1의3. 형사대법정 417호
1의4. 공판기일 제1일
1의5. 양형거래
1의6. 공판기일 제2일
1의7. 압수수색
1의8. 공판기일 제3일
1의9. 최후진술
1의10. 평의
1의11. 선고
1의12. 기자회견

기산일로부터 6개월 후
3. 국정조사
3의2. 기일

부록
0. 용어
0의2. 도해
0의3. 문헌, 법령 및 판례


작품해설_ 지옥을 완성하는 것은 언제나 살아남은 자들이다

저자소개

손아람 (지은이)    정보 더보기
대학에서 미학을 공부했고 소설 『소수의견』, 『디 마이너스』, 『진실이 말소된 페이지』 를 썼다. 영화 「소수의견」의 각본으로 제36회 청룡영화상 각본상, 제24회 부일영화상 각본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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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올리버 홈즈 전 미국 연방대법관 이야기를 해볼까요? 그 사람은 재직기간 동안 연방대법원 자료실에 파격적인 소수의견들을 산더미처럼 쌓아놨습니다. 한때는 그가 정신병자라고 생각한 사람들도 있었죠.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시대가 변하자 그가 내놓은 소수의견들의 대부분은 미국 연방대법원의 주류적 입장이 되었습니다.”
“박재호 씨에게 소수의견은 별 의미가 없을 텐데요.”
“어차피 이 국가배상청구소송은 여론을 환기하려는 목적으로 시작하는 거잖아요? 저는 시대에 대해 이야기하려는 거예요. 소수의견을 판결로 이끌어내기 위한 실질적 조건은 세 가지로 정리해볼 수 있지요. 국민의 법감정에 기반한 강력한 여론의 지지, 유능한 변호사, 그리고 시대의 변화. 우리는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은 갖췄죠. 제가 기각된 스물네 건의 판결에 관여한 대법관 목록을 작성해봤습니다.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맞춰 보세요.”(……)
“그들 중 현재까지도 남아서 재직 중인 대법관은 딱 한 명입니다. 천인환 대법관. 유력하게 다음 대법원장으로 거론되는 인물이죠. 기각된 부작위 국가배상 사건에 소수의견을 자주 썼더군요. 시대가 바뀐 거예요. 이제 소수의견이 자기 자리를 찾을 때가 된 겁니다.”
우리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소수의견이 자기 자리를 찾을 때. 달이 해가 되는 때. 늙은 나무의 그늘로부터 새싹이 돋아나는 때. 나는 가슴 한구석을 저리게 찔러대는 그 말을 몇 번이나 되뇌었다.


“저나 윤 변호사님은 형법을 전공했으니 손해배상 사안의 실제에 대해서는 장 변호사님이 더 잘 아시겠지요. 만약 장 변호사님이 이 사건을 맡는다면 어떻게 하실 겁니까?”
그 말을 듣고 대석은 미간을 찌푸렸다. 아마 ‘어떻게 할 건지’보다는 ‘이 사건을 맡는다면’을 고민했을 것이다.
“단지 여론을 환기하려는 목적이라면 청구배상액은 크게 의미가 없지요. 청구금액이 너무 크면 판사에게 심적 부담만 안겨줄 겁니다. 판사가 청구를 인용한다 해도 철거민들의 농성 자체가 불법했기 때문에 배상금은 어차피 상당액 과실상계될 테죠. 저라면 100원을 청구하겠네요.”
주민이 탄성을 냈다.
“대단히 멋진 아이디어예요.”
동의한다. 진심으로, 멋진 아이디어였다. 이 전략은 시어도어 루즈벨트 미국 대통령의 1달러 소송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것은 법정의 시위이다. 이것은 정의의 청구이며, 이것은 소송을 탐욕으로 깎아내리는 자들에게 내리는 묵언이다. 마음이 기울어도 배상의 형평을 저울질해야 하는 판사와 자극적인 소재를 찾아 헤매는 언론 모두에게 호소력을 가질 혜안이었다.


“국가의 목소리를 들어본 적 있습니까? 국가의 손을 잡아본 적 있습니까? 아니면 국가의 심장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습니까? 두 변호사님은 국가란 적과 싸우시나 봅니다. 하지만 그건 실체가 없는 적이요. 적의 이미지만 있고 실체는 없을 때 증오는 발산되기 마련이지. 한때 사람들은 그렇게 마녀를 잡지 않았소? (…) 내 개인적인 의견이라고 생각하든 국가의 의견이라고 생각하든 상관없소. 하지만 내 약속하되, 박재호 씨는 충분한 보상을 받게 될 거요. 아들의 목숨을 대신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100원보다는 훨씬 큰 금액이 될 테니.”
(…)
나는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이어갔다.
“국가는 실체가 아니라고요? 해부당할 차례를 기다리는 실험용 개구리처럼 겁을 잔뜩 집어먹고 서둘러 검사님께 지원요청을 한 사람은 누굽니까? 정말 실체가 없는 존재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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