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가을의 눈동자

초가을
가을의 사색
가을에 생각나는 시들
가을의 눈동자
무등산으로부터
무등산 수박
겨울의 예지
겨울 방학
겨울의 명상
크리스마스 추억
겨울 까마귀
한 해를 보내면서

커피를 끓이면서

커피를 끓이면서
커피의 즐거움
꽃의 순례
생활의 빛깔
보석과 보석상자
나와 스포츠
다리 아래로 떨어지나
산에 대하여
인간에 대하여
회갑 유감
나의 커피론
작가와 국산품론
진실하라

가장 단단하고 낮은 음성으로

가장 단단하고 낮은 음성으로
사표로서의 예수
시였던 예수의 언행
고요한 면을 지닌 「눈물」
나의 생애와 나의 확신
하나님께 감사를 보내며
기독교 문학에 관한 노우트
인간의 한계
대학과 교회, 그리고 다방에서

나의 고독과 나의 시

나의 고독과 나의 시
시인으로서의 '나'에 대하여
굽이쳐 가는 물굽이같이
쓴다는 것의 의의
철학자와 시인과 사학자
나는 시를 이렇게 쓴다
시작(時作)과 한자어

나 자신 남도의 이 긴 가을을 배경으로 삼고 일생 동안 시를 쓰고 있다. 내가 여태 쓴 시 가운데에는 까마귀의 소재가 많은데, 이 까마귀는 나의 인생관적, 사상적 소재이기보다는 내 고향의 특유한 계절적인 소재라고 함이 더욱 옳을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네 권의 시집을 냈는데, 시집마다 가을을 소재로 삼는 시편들이 십 수편이나 들어 있다. 일생에 나만큼 가을에 대한 시를 많이 쓴 시인도 우리 나라에서는 아마도 별로 없을 것이다. (11쪽, '초가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