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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대학교재/전문서적 > 인문계열 > 인문학 일반
· ISBN : 9788976417138
· 쪽수 : 307쪽
· 출판일 : 2010-04-05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절대로 라디오나 텔레비전의 뉴스를 듣지도 보지도 말 것. 매해, 매일을 늘 똑같은 소리만 반복해서 지껄이고 늘어놓으며, 놀라운 일이라곤 그 무엇도 일어나지 않는다. 만약 라디오나 텔레비전의 뉴스에서 아주 새로운 타입의 인간의 삶을 우주에서 발견했다고 전해 온다면, 그런 건 어쩌면 하나의 사건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아니, 그것은 경악할 만한 수준의 전 우주적 차원의 사건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뉴스는 전날 이미 한번쯤 말했던 것들을 다시 되풀이하거나, 다음 날 그것을 또다시 반복해서 늘어놓을 것이다.
절대로 우산을 쓰지 말 것. 비가 아주 심하게 내리더라도 그러면 안 되는데, 우산을 쓰는 순간 당신은 그 즉시 우스꽝스러운 종자들 카테고리로 분류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절대로 워크맨을 귀에 꼽은 채 산책하지 말 것. 워크맨은 완벽한 머저리들이 사용하는 기계이다.
나는 엄마가 이제부터 내게 “하느님 맙소사―네가 내 가슴을 갈기갈기 찢어 놓는구나―너 내가 죽었으면 좋겠어” 술수를 실행하려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말다툼이 진행되는 동안 엄마가 이 술수를 한 번도 시도하지 않은 게 참 이상야릇했고, 어쩌면 엄마는 이 술수를 자기와 비슷한 또래의 사람들, 그러니까 아까 그 남자나 아빠에게만 사용하는지도 모르며, 또 만약에 그게 사실이라면 이런 술수가 나에게 먹혀들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엄마가 이미 알고 있다는 것이며, 이런 사실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는 엄마가 내가 생각한 것보다 상당히 영악하고 또 엄마와 싸울 때는 정말로 정확히 엄마의 작전이 무엇인지 몰랐기 때문에 항상 경계해야만 했던 지난날의 경험만으로도 충분할 것이다. 엄마는 늘 바꾼다.
나는 말다툼을 벌이지 않았는데, 왜냐하면 그가 우스꽝스러운 종자들보다 내 생각에 더 비통하고 비참한 멍청한 인간 종자들의 카테고리에 속할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이 두 종자를 동시에 발견하게 되는 몇몇 경우를 제외하고, 나는 멍청한 인간들보다는 오히려 우스꽝스러운 인간들과 볼일이 있기를 선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