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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사회/역사/철학 > 신화/종교
· ISBN : 9788977152861
· 쪽수 : 84쪽
· 출판일 : 2012-11-15
책 소개
책속에서
첫째, 왜 명화는 어둡고 칙칙하고 흐릿한가요?
아주 드문 경우, 특별히 보존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밝고 화사한 명화도 있지요. 하지만 이 책에 나오는 명화들은 르네상스 시대의 그림을 중심으로 하여 2000년을 넘은 벽화부터 대개는 400~500년 이상 된 그림이며 가장 최근의 것이 150년 정도 된 그림입니다. 이처럼 이 책의 명화들은 오랜 세월을 거쳐 살아남은 것으로 시간의 흐름 속에서 햇빛에 바라고 먼지가 쌓여 색이 퇴색하거나 꺼먹꺼먹해진 그림들입니다. 일반적으로 명화는 예쁜 그림이 아닙니다. 명화의 아름다움은 예쁨을 거부하거나 그것을 넘어서지요. 왜냐고요? 아름다움은 예쁜 것 이상의 삶의 진실과 미학적 깊이를 드러내기 때문이지요. 가장 중요한 것은 색의 충격과 조형적 파괴를 통한 삶과 사물의 재발견입니다. 사실 익숙한 것이 편안하고 예쁘지요. 장식적인 그림들의 특징은 바로 이 익숙함과 편안함과 예쁨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으로, 예술의 값싼 하위 장르를 형성하지요. 어쨌거나 명화는 숱한 논쟁과 세월의 부침 속에서 명화로 살아남은 것입니다. 명화의 어두움은 바로 그 살아남은 흔적의 위엄이지요. 철학자 사트르르는‘대지 위에 흔적을 남긴다’라는 말로 문화의 가치를 표현했습니다. 또 불세출의 역사학자인 아날학파의 조르주 뒤비는‘모든 역사는 땅에 흔적으로 기록된다’라고 했어요. 명화의 어두움은 어느 한 두 사람의 호오나 기호를 넘어서 인류의 문화가 시간 속에서 허락한 흔적의 아름다움입니다.
둘째, 왜 신화 속 인물들은 그렇게 벌거벗고 나오나요?
서양의 정신은 그리스 로마의 헬레니즘 문명과 유대 기독교의 헤브라이즘 신앙이 함께 형성했습니다. 바로 이 점이 신화 속 인물들이 벌거벗고 나오는 이유의 배경입니다. 서양 사람들이 오늘날 우리가 인정하는 명화를 색과 조형으로 만 들어내기 시작한 것은 중세부터 입니다. 중세의 그림은 기독교 신앙을 회화의 형식으로 표현한 것으로,「 수태고지」나「피에타」등에서 보듯 금욕적이고 정신적입니다. 당연히 섹시하지 않지요. 바로 이런 중세의 금욕적, 정신적 신앙의 표현에 반(反)하여 인간의 세속적 욕망을 긍정하고 적극적으로 표현하고자 한 그림이 그리스 신화를 매개로 한 르네상스의 그림입니다. 신들은 여자나 남자나 근육질의 멋진 몸매를 한껏 과시하고 있지요. 이때 육체는 모든 세속적 욕망의 커다란 긍정입니다. 예를 들어 피렌체의 메디치 가문의 후원을 받고 있던 많은 르네상스 예술가들의 그림은 돈과 권력으로 상징되는 힘과 육체의 아름다움으로 과시되는 욕망을 찬미하고 있는 것이지요. 세속적 욕망은 잘 먹고, 잘 놀고, 많은 것을 소유하고, 여러 사람을 만나고, 숱한 일들을 벌이며 그것을 즐기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그림의 요소들이 잡다한 것이지요. 이 잡다한 것들의 중심에 신들의 벌거벗은 아름다운 육체가 놓여 있는 것입니다. 신들은 물론 인간과 자연의 거대한 절대화지요. 신들을 나타내는 표현의 형식은 예술가들이 관찰하고 체험한 인간과 자연의 모습을 통해서 입니다. 노자는‘천지불인(天地겘仁)’이라 하여 인(仁), 즉 도덕을 넘어선 자연과 인간을 생각했습니다. 신화 그림 또한 도덕을 넘어 인간의 정념과 색채의 힘과 조형의 에너지를 담았습니다. 당연히 벌거벗고 나와야지요. 신화 속에서 가끔 옷을 입고 나오는 사람들은 신이 아닌 인간일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고요? 신과 자연은 위대하지만, 인간은 작고 평범하고, 도덕에 갇혀 사니까요.
본문 안에 반복해서 나오는 작은 천사들은 아테나 신의 지혜를 뜻하는 아기수호천사와 사랑을 상징하는 아프로디테의 아들 에로스(큐피드)예요. 본문의 글들은 독자 여러분께 전하고 싶은 수호천사들의 지혜와 에로스의 사랑을 모두 합쳐 엄마 아빠의 마음이 듬뿍 담긴 말들이지요. 이 세상에서 무지와 폭력을 몰아내려면 지혜와 사랑이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나 잘알고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