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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87949305
· 쪽수 : 223쪽
· 출판일 : 2018-12-20
책 소개
목차
1부 태엽 감는 쥐
태엽 감는 쥐
세상에 나쁜 사람은 없다
헐크와 배트맨
만국의 늙은이여, 대동단결하라
나만 생각해야겠다
느낌이 온다
이쑤시개
민들레 씨앗
도끼와 토끼
지금 몇 시지
마법사
외출
모텔 여자 추락사건
시와 소녀
2부 소원을 들어주는 집
양귀비꽃
상사화
남천
호박꽃
나팔꽃
들국화
눈꽃
3부 고양이 상처
마포대교를 건너는 법
오카리나 할머니의 단풍 든 마음
여치길 편지
대남방송
엄마의 눈물
붉은 달
휠체어를 밀면서
실록 포쇄형지안
화는 어디서 오는 것인가
심야 개표장에서
나비가 날아오른다
야시장
팔 부러진 부처
내가 아이를 안은 것이 아니라, 아이가 나를 안아준 것이다
까치의 공격
인도양에서의 구걸
잠깐, 눈을 감았다 뜨니 삼십 년이 흘렀다
풀
고양이 상처
저자소개
책속에서
몽골의 엄마들은 아이들이 떼를 쓰면서 억지를 부리면 아이에게 너의 손바닥을 쫙 펴서 한번 깨물어 보라고 한다. 아이는 엄마의 말대로 손바닥을 깨물려고 한다. 당신도 한번 따라해 보라. 있는 힘껏 쫙 편 손바닥을 지금 깨물어 보라. 하여간, 손바닥을 깨물지 못한 아이의 등을 다독거리면서 엄마가 아이를 위로해 준다.
점점 각박해지는 우리 개 사회에 ‘사람’만큼 친근한 동물이 또 얼마나 있단 말인가. 요즘에는 사람이 죽으면 자기 가족을 잃어버린 것처럼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개들이 있는 정도이니까 말이다. 이제 사람은 더 이상 가축이 아니다. 우리 개와 동격인 것이다. 아마 사람고기를 먹는 개들의 야만적인 행동은 수년 안에 사라질 것이다. 뭐 먹을 것이 없다고 그토록 다정한 사람고기를 먹는단 말인가.
이쑤시개를 마당에 꽂고 일어나 가만히 들여다본다. 이쑤시개 하나가 쑥 사이에서 자라난 아름드리 거목과 같이 보였다. 저 작은 것이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그날 나눈 이야기 중에 계속 내 머릿속을 맴도는 말이 있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먼저 세상을 떠난 지인들의 이야기가 나왔다. 서로 알고 지내는 사이였던 한 시인의 이야기를 하면서 선배는 ‘참 다정하고 착했던’ 그가 보고 싶다면서 이런 말을 했다.
“그런데 말이요. 그에게 갈 길이 없네. 갈 길이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