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의 전쟁

루스벨의 들끓는 분노가 도화선이 되어 천사 3분의 1의 심장으로 무섭게 타고 들었다. 그들은 살기등등한 눈빛으로 미가엘의 군단으로 쏜살같이 날아들었다. 스크린을 통해 천성의 쿠데타를 그대로 목격하고 있는 거민들은 너무 경악스러워 어찌할 바를 몰랐다. 이제는 말이 통하지 않는 단계, 야훼도 미가엘도 말로써만 대응할 때가 아니었다. 미가엘은 즉시 손을 들어 충성된 천사들의 시선을 모은 뒤 명령을 내렸다. "나의 충성된 천사들이여, 반란을 진압하라!"

이리하여 그토록 평화롭던 천성의 공중에서는 시간이 시작된 이래로 한 번도 없었던 대전쟁이 발발하였다. 미가엘의 군단과 루스벨의 군단은 서로 뒤엉켜 치열한 공방전을 이루었다. 천천만만의 천사들의 천성의 하늘을 완전히 뒤덮었다. 부딪히며 퍼득거리는 격한 날개소리 속에 두 대군들의 몸싸움은 지독히도 격렬하였다. 살벌한 루스벨의 군단은 독기를 품고 생사를 건 전쟁에 임했고, 의협심에 불타는 미가엘의 군단은 정의를 위해 굽힐 줄 모르는 용기로 대응하였다. 오! 평화의 동산이여! 어찌하여 전쟁의 도가니로 전락하였단 말인가!

- 제2막 2장 '전쟁을 자초한 총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