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주의 이론 연구

대학 생활을 정치적 억압에 고통 받고 자유를 갈구했던 시기로 기억한다. 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 재학 중이던 1980년에 접한 광주학살 소식은 충격이었고 당시 참여했던 한 가톨릭 청년 모임에서 만난 동료 학생들과 노동자들, 수녀와 신부들이 전해준 광주의 소식, 시대의 절망과 고통은 나에게 깊은 영향을 주었다. 이후 국가폭력에 대한 인식, 민주화를 통한 전도된 정의 회복의 절실성을 깊이 인식하게 되었고, 이러한 인식은 나름의 삶의 궤적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한다. 이어 대학원에서 반레닌주의적 마르크스주의자로서 20세기 초 독일 공산당의 주요 이론가였던 카를 코르쉬Karl Korsch에 대한 석사학위 논문을 썼는데 우리나라에 코르쉬를 소개한 최초의 논문이었다. 이후 베른슈타인과 레닌의 사회주의 개념을 비교하고 사회주의 사상이 분화된 역사적 연원을 탐구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0년 이후 한국사회민주주의연구회의 창립과 운영에 참여했고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연구소에서 일했다. 이어 민주화보상심의위원회, 경찰청 인권침해사건진상조사팀, 서울시 서대문구 인권센터, (사)전국민주화운동유가족협의회 등에서 일하면서 국가폭력 피해자들의 명예회복과 진실규명을 위해 미력이나마 힘을 보태고자 했다. 그동안 《왜 다시 사회주의인가》(1999), 《한국 사회민주주의 선언》(공저, 2001), 《한국자유민주주의의 전개와 성격》(공저, 2004), 《국가폭력과 민주화운동열사-회복적 정의를 향한 민주화보상위의 여정》(2022), 〈노동정치 유형과 민주주의 진전의 상관관계에 관한 연구〉(2010) 등의 책과 글을 썼고, 《마르크시즘과 철학》(카를 코르쉬, 1986) 등을 번역했다. 한국 사회 민주화의 진전, 그리고 사회민주주의의 지적 토대와 실천적 가능성을 강화하기 위한 저술 작업을 지속하고 정의와 연대를 향한 작은 발걸음들을 계속 이어가길 희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