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 영원히

예상보다 훨씬 젊고 잘생긴 남자였다. 구릿빛 피부에 길지 않은 검은 머리. 코트깃을 바로잡고 마차 앞쪽으로 걸어가는 그의 태도에 오만함이 배어 있었다. 생동감과 건강함도 느껴졌다.

최근 유행하는 바이런 같은 낭만적인 창백함으로 인해 대개의 젊은이들이 희망 없는 갈망에 사로잡힌 것처럼 일부러 우울하고 나태해 보이려 노력하는데 반해 이 남자는 그런 유행에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

미라는 두 손으로 턱을 받친 채 그 남자를 지켜보았다. 그가 무심하게 말의 목덜미를 쓰다듬어주다가 마부의 한마디에 씨익 웃으며 하얀 이를 드러냈다. 사촌의 죽음 때문에 지독히 괴로워한다던 사람이 바로 이 남자일까? 하지만 그는 최근에 누군가와 사별한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