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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78911986
· 쪽수 : 520쪽
· 출판일 : 2004-12-22
책 소개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취재기자 나탈리 모로. 이 여자 정말 기분 좋았겠군. 눈이 얼마나 즐거웠을까?'
혜잔은 입맛을 다시며 매끄러운 종이 한 장을 넘겼다.
[그렇다면 모든 팬들이 개보다 한 걸음 뒤라는 얘깁니까?]
기자의 질문에 검은머리에 은회색 눈을 한 사내는 차갑게 웃으며 덧붙였다. 자신이 미쳐 가는 게 분명했다. 종이 안에 든 남자가 웃는 걸 느낀다는 것이. 한 컷 정지된 사진일 뿐인데 말이다. 쯧, 혜잔은 혀를 찼다.
[그런 비교는 삼가 주셨으면 좋겠는데.]
혜잔은 그런 남자를 사랑했다. 이미 팬이 스타를 사랑하는 것을 넘어서.
'그저 한번이라도 좋다. 옆에서 바라보고 만져 볼 수만 있다면... 아서라. 아직도 꿈을 꾸다니. 마음만은 젊어서 좋다, 홍혜잔.'
풀썩, 잡지는 다시 한 번 방구석으로 날아갔다.
"언니, 밥 먹어!"
문이 벌컥 열렸다. 은잔이 고개를 빠끔히 내밀고 있었다. 밥이라는 소릴 하는 거 보니 아버지가 돌아오신 게 분명했다.
"대장님 오셨어?"
소리치는 것과 동시에 혜잔은 오뚝이처럼 발딱 일어나 앉았다.
"응! 벌써 점호 들어가셨다. 빨리 와."
"알았어!"
아버지 홍주찬 씨는 대한민국의 전형적인 가부장, 엄하고 무뚝뚝하기가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뻣뻣하신 분이었다. 아빠라고 어리광 부리면서 매달려 본 기억은 차치하고 정당한 경우에도 말대꾸라는 걸 해 본 적이 없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 그게 바로 혜잔의 아버지였다.
무섭고 빡빡하신 양반, 엄마는 늘 그렇게 투덜거렸다.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 곳, 혜잔네 집은 동토의 왕국이었다.
"언니!"
"왜?"
"혹시 모르니까 저 사진 떼라."
"응? 불심검문이야?"
"그런 것 같지?"
“참나, 알았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