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데츠키의 팔짱을 끼고

시인의 말

1부 화성에 가기 전에
버즈칼리파의 맛잠 / 비트코인의 입술 / 수첩이 맛있다 / 화성에 가기 전에 / 증강현실에 들다 / 종알거리는 하루 / 두근두근 발굴단 / 네페르타리 / 자목련과 황소자리 / 상쾌한 브런치 / 잉카콜라와 차랑고 / 돌체의 시인 / 남쪽 끝에서 / 설탕 혹은 소금 / 사보나, 희망봉 / 바다를 믿어요

2부 라데츠키의 팔짱을 끼고
절벽 호텔 / 라데츠키의 팔짱을 끼고 / 알렉산드리아 / 낮달맞이꽃 / 하늘은 바나나 / 남극은 해평선이다 / 그 여자, 비천도해 / 장제사의 꿈 / 사막여우의 길 / 호모데우스를 활주하다 / 하쿠나마타타 / 순결하다는 것 / 내부의 달 / 목화나무를 심는 방식 / 메아리는 사라지지 않는다 / 사물에게

3부 사차원의 뒤뜰
새털구름이 이불을 펴다 / 숲이 낳은 숨 / 사차원의 뒤뜰 / 룩소르의 입방아 / 생각한다 / 아귀도 예술을 한다 / 그대라는 판타지 / 너의 즐거운 고백 / 대밭 속으로 간 귀 / 잠베지강을 건너는 모녀 / 어느 달인 / 고령가야 트레킹 / 펭귄이 단풍 든 날 / 구름의 스타일 / 길다는 것 / 베니스에서 마르코 폴로를 만나다

4부 뀀뀀 향이 나네요, 당신
봄이 길었으면 좋겠다 / 뀀뀀 향이 나네요, 당신 / 접경지대 / 표류한다는 것 / 동지라는 말 / 그에게서 탄 냄새가 났다 / 회화나무에 걸린 사도 / 대신할 수 있어 / 서귀포를 3D로 굽는다 / 가뭄 / 단무지 포교 / 그릇의 차이 / 쑥, 쑥 / 일월오봉도 / 통일의 길목에 그대 이름을 쓰다 / 화엄사 일주문 지나면

해설_ 유성호

서울대학병원 장례식장에 다녀오는데 구름나무에 은행비가 내린다
무던히도 사계를 버티며 통증을 파도타기 하던 독신 귀족나무는
할 말이 아직 많은데 수액을 잃어버린 채 낯선 곳으로 혼자 가려다
비행기 좌석을 나란히 예약했는지 은행 두 알 내 어깨 위에 얹어놓고 간다

영혼은 3막 3장 다음 붙임줄을 해독하는 행진이라고
남은 신명을 어쩌지 못해 셰익스피어의 오셀로처럼 외치다
못다 부른 노래 지휘봉에 실어 영광과 희망의 나라로
피아니시시모(ppp)를 타고 포르티시시모(fff)를 건너고 있다

다시 만날 땐 너의 웃음보따리가 더 커야 해
마지막 말을 품고 가라앉는 눈시울을 서로 올린다

연두 싹 돋는 무릎으로 발맞춰 걷는다
－「라데츠키의 팔짱을 끼고」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