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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30812205
· 쪽수 : 216쪽
· 출판일 : 2017-10-30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
제1부
김현경_ 내가 가장 행복했던 순간들
제2부
강 민_ 창문을 두드리는 새 / 노을녘, 그 커피의 추억 / 나의 인사동 이야기
김 철_ 김수영 회상기 / 김수영과 나
김중위_ 이것은 구두가 아니다 / 고다이바 부인 이야기
제3부
김가배_ 바다의 편지 / 그리움이 거기 머물고 있었네
오현정_ 벼랑 끝에 핀 하프꽃
이주희_ 대방장승 / 낡은 시계
정수자_ 나의 유품정리사 / 어느 사랑의 품과 격
제4부
정원도_ 마부의 아들과 어머니
함동수_ 명(命)을 다시 받다 / 아버지의 밭갈이
공광규_ 내가 사랑한 스님의 문장
김응교_ 유동하는 자본주의 시대의 인스턴트 사랑 / 사랑을 배웠다, 부서진 너로 인해
맹문재_ 시인 아내 / 실버들의 강물 소리
박설희_ 신발 / 스스로 빛나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책머리에]
1.
이 산문집의 필자들은 김현경 여사님과 인연이 깊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각자의 관계는 조금씩 다르겠지만 모두들 여사님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자리를 함께할 때마다 여사님은 지난 이야기들을 들려주시는데, 장소며 상황이며 관계된 사람들을 눈에 선하게 보여줍니다. 어떻게 칠십여 년 전의 일들을 어제의 일처럼 떠올리는지, 그 기억력에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여사님의 음식 솜씨에도 감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떤 음식이든지 여사님의 손을 거치면 예술이 되는 맛과 멋을 냅니다.
여사님의 필체 또한 고아하고 품위가 있습니다. 이화여대 시절 정지용 시인의 수업 시간에 판서를 책임졌고, 김수영 시인의 많은 작품들을 정서했다고 합니다.
여사님은 그림에도 아주 조예가 깊고, 한때 양장점을 할 정도로 바느질 솜씨도 뛰어나고, 화분도 잘 키우고, 미국에 있는 손녀를 보고 올 정도로 건강하고, 인정이 많고, 생활력이 강하고, 열심히 공부하고, 아흔이 넘었는데도 피부가 곱고……. 이러하니 우리가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2.
어느 날 모임에서 여사님과 함께 산문집을 내면 좋겠다는 의견들이 오고갔습니다. 산문집의 주제는 ‘사랑’으로 하자는 의견에도 쉽게 동의했습니다. 여사님이나 김수영 시인에 대해서가 아니라 각자의 사랑 이야기를 쓰기로 했습니다. 서로에게 부담되지 않으면서도 소중한 이야기를 즐겁게 해보기로 한 것입니다. 그 결과 다양한 사랑의 이야기들이 이 산문집에서 실려 있습니다.
이 산문집의 제목은 김수영 시인의 「거대한 뿌리」에서 가져왔습니다. “전통은 아무리 더러운 전통이라도 좋다”라거나 “역사는 아무리/더러운 역사라도 좋다”라거나 “진창은 아무리 더러운 진창이라도 좋다”라는 구절은 이 산문집이 지향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들 역시 진창과 전통과 역사를 고스란히 안고 “놋주발보다도 더 쨍쨍 울리는 추억이/있는 한 인간은 영원하고 사랑도 그렇다”라고 노래합니다.
3.
아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김현경 여사님은 김수영 시인의 부인입니다. 여사님의 파란만장한 삶은 책 열 권으로도 담을 수 없습니다. 여사님은 김수영 시인을 남편의 자리를 넘어 존경하고 있습니다. 그와 같은 사랑의 이야기를 여러 차례 들려주셨고, 이 산문집에서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부디 건강하셔서 김수영 시인이며 당대의 문인들이며 문화 전반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시길 희망합니다.
4.
이 산문집에 함께해주신 강민·김철·김중위 선생님을 비롯한 여러 선후배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김수영 시인은 「거대한 뿌리」에서 “버드 비숍 여사를 안 뒤부터는 썩어빠진 대한민국이/괴롭지 않다 오히려 황송하다”라고 노래했습니다. 우리들 역시 김현경 여사님을 안 뒤부터 이와 같은 노래를 부르고 있습니다.
우리들의 추억이 있는 한
우리는 영원하고 사랑도 그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