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책 머리에

제1부
내가 건너던 만세교
허리가 아프시던 아버지
내가 태어난 범마을
내 고향 함흥의 반룡산아
우리 집의 기적
아버지는 아침마다
아버지 돌아가신 날이
어미니 생각
동짓날만 되면
내 누나는 진짜 미인이었다
내 허벅지의 상처 문신 이야기
나는 문제학생이었다
' 월경미수 반동분자' 란 죄수
내 막내삼촌
내가 어떻게 그날을 잊으랴

제2부
거제도 장승포의 그 고마운 한씨댁
중남아 너는 지금 어떻게
내가 처음 본 괴뢰군 패잔병들
부대가 주둔한 어느 산 마을
광주 중앙 포로 수용소
서대문 밥집에서
깊이 숨겨두고 산 금반지
봉변
불에 타 없어진 우리 학교
추석날에
연하장
어젯밤 꿈에
그래도 괜찮겠지요
금강산에선 지금 남북이산가족이
지금은 안 계시는 포항 아주바이께

제3부
아이들도 웃는 우리나라 국회
새해에는 제발
참 이상해요 사람이 사는 것이
귀머거리
대상포진
틀니
내가 만약 장님이 되었다면
내 손
아버지 어머니 제가 또 서예전을 했어요
그래도 나는 아직 행복하다
내 지팡이
폭설이 오늘 날
아들 부부가
막내야 너도 인젠
열쇠

제4부
내 큰 딸아이
내 둘째 딸아이의 부탁
몸도 불편한 사람이
우리 집의 고목 감나무
어쩌면 요렇게 예쁠 수가
토끼는 평화의 사도
"고맙숩니다"라는 인사
비에 젖은 흰 강아지
장마철의 무더운 여름날 밤에
치섭이
그와 나
김병련 교장선생
내 소학교 은사 스가하라 선생님
100세 사는 연습
남의 잔치에 재나 뿌리며 사는

제5부
오류동 아주바이께
내 외사촌 이 장군의 시신 앞에서
대구에 피난 나온 혜산 선생님
수복된 서울에 혼자 찾아가서
평생을 맑고 향기롭게 살다 가신 법정스님
당신은 우리 국군의 영웅입니다
김수환 추기경님
소고 이항녕 박사님
세계 피겨 황제 김연아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