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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소설 > 기타 국가 소설
· ISBN : 9791141603670
· 쪽수 : 356쪽
· 출판일 : 2026-10-23
책 소개
목차
작은 마을 솔러스 • 9
감사의 말 • 351
책속에서
하지만 로즈는 사라졌고 어디로 갔는지 아무도 모르고, 다들 모든 게 괜찮은 척할 뿐 클래라에게 진실을 말해주지 않았다. 모두들, 모두가 거짓말을 했다. 심지어 오처드 할머니까지도 곧 집에 돌아오겠다고 말하고선 오지 않았다. 게다가 지금 도둑이 할머니 물건을 전부 가져가고 있는데 누구도 관심조차 없다니.
아빠가 클래라를 꼭 끌어안고 달래려 했지만 클래라는 몸을 비틀며 떨어졌다. “아빠가 거짓말하는 거야! 아빠는 할머니를 몰라! 나는 할머니를 알아! 난 알아, 할머니는 자기 물건을 갖고 있고 싶어한다고! 아빠가 거짓말하는 거야! 아빠는 거짓말쟁이야!”
어쩌면 이건 시제의 문제일지도 몰라. 문법 말이야. 우리 사랑은 존재했다, 존재한다, 존재할 것이다. 시간이라는 거대한 연속체에서 소멸되는 것은 아마 시제일 거야. 당신 안의 과학자는 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할까?
옆집 꼬마가 상자에서 장식품들을 꺼내 포장한 종이를 풀고 물건이 원래 있던 자리에 되돌려놓으면서 시종일관 쉬지 않고 큰 소리로 혼잣말을 하고 있었다. “너한테 화난 건 아니야. 상자 안에 들어가지만 않으면 돼.” 꼬마가 말했다.
처음에는 꼬마가 그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했다. 그러다가 무엇 때문인지 뒤를 돌아보았고, 그는 꼬마의 얼굴에 떠오른 충격과 그 뒤를 잇는 확연한 공포를 눈으로 확인했다. 아이를 안심시키기 위해 무슨 말이든 해줘야 한다는 걸 알았지만, 뭐라고 해야 할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남의 거실 한복판에 서서 남의 소지품을 어지르며 혼잣말을 하고 있는 난생처음 보는 꼬마에게 대체 뭐라고 해야 하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