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장이꽃

시인의 말

제1부
보름달
손바닥
수증기
지렁이
벚나무
봄 고궁에서
난장이꽃
민들레
백일홍
노랑배추나비
넝쿨장미
직박구리
화장
옹알이
가스 폭발

제2부
나란히
어떤 이혼
숟가락 하나
마네킹
꿈틀거림
사람 人에 속았다
한 송이 장미
남십자성
광안대교 지나며
꿈꾸다
향수와 향기 사이
새벽산책
크루즈여행
동해남부선

제3부
그믐
몽골
까레이스키
북경 대한촌 조선강 앞에서
꺼어억
더샵
그 아이가 그립다
실망은 일용할 양식
해오라기
잉어 약수터
장닭과 백로
매미
오, 주여
풍혈
독락당
서릿길 위의 아이에게

제4부
베드윈족의 시간
숙희언니
목욕탕 인어공주
불꽃놀이
노숙자
어떤 해고자의 변명
그 사내
장례미사
소매몰도
약간
버스를 기다리며
혈
등목
불이학당

작품 해설_황선열
부드러움에 스며있는 강인함

이슬방울처럼 방글방글한 난장이
번쩍 안아 담장 위에 앉혀 줄까 했더니
높은 키 파랑치는 바람 싫다며 고개 흔든다

태양새 현란해도 나는
칠성무당벌레 땅거미랑 놀테야
난장이 쇠별꽃이 장미보다 향기로워
쇠별꽃에겐 우주로 통하는 가장 맑은 길이 보이거든
저 총총한 별이 쇠별꽃이거든
해바라기 거친 숨소리 매발톱 집착 없는
낮은 세상이 천국이야
-'난장이꽃' 전문

내 숟가락이 없어졌다
지구명단에서 내 이름이 사라졌다
금수저 흙수저 아무러면 어떤가
호랑이 등을 타든 마녀사냥을 하든
이 모두 밥 한 술 힘인데
식탁 앞에 나를 있게 한 숟가락이 사라졌다
당연하다고 여긴 그림자가 사라졌다

님과 함께한 불꽃놀이
젊은 날의 불꽃시위도
하얗게 사라졌다
사라진 나를 보는 나는 지금 어디에 있나
―'숟가락 하나'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