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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88980405879
· 쪽수 : 132쪽
책 소개
목차
작품을 읽기 전에 4
엄마냐, 호랑이냐? 10
요깨 동굴 62
소리 장단 익히기 118
글쓴이의 말 124
추천하는 말 128
리뷰
책속에서
「엄마냐, 호랑이냐?」 중에서
아니리
이렇듯이 두엄 냄새 깨끗이 씻고 오자,
아주머니 오누이 마당에 두고
광으로 들어가 먹을 걸 찾을 적에.
엇모리장단
달려온다, 달려온다,
헐떡헐떡 씩씩 쌕쌕 거친 숨 몰아쉬며
킁킁 킁킁 콧구멍 벌름대며
호랑이가 달려온다.
이것을 본 오누이 광으로 뛰어 들어가,
“호랑이가 우리 잡아먹으려고 쫓아와요.
제발 좀 살려 주세요.”
애원하자 아주머니 눈 크게 뜨고,
“뭣이라고? 호랑이라고?
환한 대낮에 호랑이가 있긴 어디 있어?
거짓말로 어른을 희롱할 참이냐?”
“진짜예요. 진짜 호랑이예요.”
오누이 울부짖으니,
“진짠지 가짠지는 나가 보면 알 일이로다.”
큰소릴 치고 썩 나가더니만
마당으로 들어서는 호랑이 반겨 맞아
두런두런 고개까지 끄덕이며
얼풋 광 쪽 보며,
“엄마 말 안 듣는 애들은 단단히 벌을 줘야 해.
그래야 못된 버릇 고친다오.”
호랑이 편든다.
아니리
요망한 호랑이, 아주머니 속여 넘기는 걸 본 오누이
재빠르게
개가 드나드느라 뚫린 구멍으로 기어 나와 도망 가는듸
갈 곳 없고 의지할 곳 없이
처량한 발걸음이라
훌쩍훌쩍 눈물밖에 나는 게 없구나.
진양조장단
머리 풀려 바람에 너풀너풀
젖은 옷은 찰싹 붙고
신발 없는 맨발에는
돌 박히고
가시 박혀
피가 난다.
퉁퉁 부은 두 다리 절뚝절뚝 질질 끌 때
배 속에선 꼬르르륵 꼴꼬르르
먹을 걸 달라 보채니,
어딜 가서 고픈 배 채울거나
어딜 가야 호랑일 피할거나
사방팔방 동서남북
오누이 갈 데라곤 어느 한 곳 보이질 않네.
……
「요깨 동굴」 중에서
중중모리장단
구석에서 새카만 털 덮인 쥐새끼만 한 놈 통통통 뛰어와,
“아버지, 이제 왔소?”
반겨 맞는듸 가만 보니
검은 털 덮인 손인지라
해당화 놀라 뒤로 주춤 물러날 제
요깨 대왕 해당화 보며 말한다.
“난 나갔다 올 것이다. 내가 오기 전에 이걸 먹어라.”
“싫소. 이게 뭔데 징글맞은 걸 먹으라고 하는 거요?”
해당화 고개 돌리자 요깨 대왕 소리친다.
“이걸 먹어야 네 동생 만날 수 있다.”
아니리
하고 검은 천 속에서 팔 하나 쓱 빼
괴상한 손으로 사손이 집어 썩 내밀며,
“사손이는 내 손 잘라 만든 요깨 요물이다.
이놈이 네 몸속에 들어가면
나와 같은 요깨 귀신 될 것이다.
시시한 인간에서 위대한 요깨 될 터이니
이걸 먹고 기다려라.
만약 사손이 안 먹으면 너는 당장 죽으리라.”
하고 사손이 내미니 해당화 뒤로 물러나며,
“제발 이상한 짓 그만두고
어서 바삐 내 동생 만나게 해 주오.”
……
아니리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쿵쾅쿵쾅 땅 울리는 소리 내며
돌아온 요깨 대왕 해당화 빤히 노려보며 묻기를,
“사손이 먹었느냐?”
“내 배에 있다.”
대답하니,
“사손아.”
하고 목 찢어지게 불러 대자,
“아, 아, 아버지. 저, 저, 전 배에 있어서 모, 모, 못 나가요.”
힘없는 소리 해당화 몸에서 나오는구나.
중모리장단
그 말 들은 요깨 대왕
캑캑 캑캑 검은 천 안에서 괴상한 소리로 키득대다
두 팔로 펄렁 검은 천 펼치자
괴이한 모습 징그럽고 징그럽다.
자진모리장단
장승같이 커다란 쇳덩이 몸에 벌건 녹이 더덕더덕
녹만 슬었나, 녹 옆에는 곰팡이가 얼룩덜룩
퉁방울 눈 달린 얼굴은 움직일 때마다
삐꺽삐꺽 쇳소리 요란한듸
찢어질 대로 찢어진 큰 입에서는 비위 상할 냄새가 풀풀.
괴이한 요깨 대왕
가만있어도 오장육부가 뒤집혀 까무러칠 지경인듸,
해당화 사손이 먹었다고
좋다고 두 팔 들고
캑캑 소리치며 춤추니
역한 냄새 천지사방 퍼져 가고
빙글 돌린 뒤통수에 달린 외눈 하나는
해당화를 짜짯이도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