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코 이야기

공중으로 몸이 붕 날아오른다 싶더니 머릿속이 한없이 아득해져갓다. 누군가 내 몸을 마구 흔드는 통에 눈을 떴다. 어머니가 나를 내려다보며 뭐라고 말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무슴 소리인지 하나도 들리지 않았다. 게다가 어머니의 머리카락에는 피가 잔뜩 엉겨붙어 있었다. 어머니는 마치 기찻간에서 본 미친여자가 그랬던 것처럼 계속해서 나를 흔들어대고 있었다. 언니의 입술도 뭔가 말하느라 움직이고 있었다.

"안 들려." 내가 큰소리로 말했다. 그때 가슴 쪽에 날카로운 아픔이 느껴졌다. 손으로 짚어보니 뭔가 따뜻한 것이 만져졌다. 펼친 손을 내려다보니, 피였다. 나는 톡톡 귀를 두드려보았다. 그러나 여전히 완벽한 침묵에 휩싸이는 느낌이었다. - 본문 92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