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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초등 한국사
· ISBN : 9788983896346
· 쪽수 : 220쪽
· 출판일 : 2016-05-16
책 소개
목차
· 433년 나제 동맹
백제의 다급함과 신라의 원한이 낳은 조약
· 648년 나당 연합
신라와 당나라가 협정을 맺은 까닭
· 993년 고려 요나라 협정
서희와 소손녕의 긴박한 협상 대결
· 1636년 삼전도 조약
병자호란의 배경과 진행 그리고 결말
· 1712년 백두산정계비 국경 조약
알쏭달쏭 비문에 얽힌 사연
· 1876년 강화도 조약
조선의 대문을 열게 만든 조일 수호 조규
· 1882년 조미 수호 통상 조약
한미 우호 동맹의 시작
· 1905년 을사늑약
외교권 강탈당한 불법 강제 조약인 이유
· 1910년 한일 병탄 조약
대한 제국 몰락에 얽힌 막장 드라마
· 1965년 한일 기본 조약
미워도 함께 가야 할 숙명의 이웃
· 1966년 주한 미군 지위 협정
주한 미군을 위한 한미 행정 협정
· 2002년 한국·칠레 자유 무역 협정(FTA)
출입문을 활짝 여는 조약
리뷰
책속에서
고려와 요나라 협정의 의의와 평가
서희가 보여 준 협상술은 정말 기막힌 묘책이었습니다. 서희는 여진족에게 책임을 돌리며 두 나라가 전쟁을 피할 구실을 만들었습니다.
다른 관점에서 보면 적장의 요구(요나라와의 국교 수립)를 받아들이면서도 고려 조정에서 의논할 문제(송나라와의 국교 단절)는 뒤로 미룬 것입니다.
또한 서희는 소손녕이 혼자 판단하기 힘든 결정임을 알아채고 해결방법까지 알려 줬습니다.
“장군께서 내 의견을 귀국 임금에게 전달하면 틀림없이 받아들이실 것이외다.”
서희의 말은 소손녕의 정치 외교적 부담을 크게 덜어 주었습니다. 소손녕이 적국 장수인 서희를 높이 평가하며 선물까지 안겨 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이로써 고려는 큰 이득을 얻었습니다. 거란이 물러간 뒤, 서희는 이듬해 군사를 이끌고 여진족을 쫓아냈으며, 여러 곳에 성을 쌓고 청천강에서 압록강까지 영토를 늘리는 데 앞장섰습니다. 서희 덕분에 고려 국토가 더 넓어진 것입니다.
서희는 전투에 필요한 전략까지 출중한 장군이며, 외교관으로서 뛰어난 협상 전술 덕에 ‘실용 외교의 달인’으로 불려도 무방한 위인입니다. 대외 협정에 관한 고려 외교사에서 서희는 탁월한 공적을 남긴 위대한 인물로 두고두고 칭송해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사늑약의 의의와 평가
우리나라 외교권을 빼앗는 5개 조문을 담은 이른바 ‘제2차 한일 협약’은 국제법상으로 적법하지 않은 엉터리 조약이었습니다. 무엇이 문제인지 하나하나 따져볼까요.
첫째, 한글과 일본어로 된 조약문 첫머리에 조약 명칭이 없습니다. 이는 국제 조약에 필요한 최소한의 형식적 조건을 갖추지 못한 사항입니다.
둘째, 국제 조약을 체결할 때는 두 나라가 자국어로 조약문을 작성해야 하는데, 이 문서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일본인이 한일 양국의 조약문을 모두 작성 날조한 것입니다.
셋째, 국제 조약의 최고 책임자인 고종의 서명이 없다는 점입니다. 고종은 몸이 아프다는 핑계를 대고 어전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고, 문서에 수결(손으로 쓴 서명)도 하지 않았습니다.
넷째, 고종은 외부대신 박제순에게 위임장을 주지 않았습니다. 국새도 넘겨주지 않았습니다. 조약문에 찍혀 있는 인장은 박제순의 인장이므로 국제 조약상 대표성이 없습니다.
요컨대 국가 간의 합의가 아니라 기본 조건조차 지키지 않은 채 일본의 강제에 따라 억지로 맺어진 협정이므로 이 조약은 분명히 무효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