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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외국창작동화
· ISBN : 9788983947765
· 쪽수 : 136쪽
· 출판일 : 2015-02-05
책 소개
책속에서
“자, 가슴에 손을 얹고 내가 하는 말을 따라 해. 나는 이 게임이 만들어 내는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겠다!”
마리가 입을 열었어요.
“일종의 서약인 셈인가? 좋아, 좋아!”
바질이 깔깔대며 물었어요.
“그래, 맞아.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이 게임을 받아들이기 위해 지켜야 할 약속이랄까!”
“약속?”
아나톨이 인상을 썼어요. 자세한 내용도 모른 채 무작정 약속을 한다는 게 왠지 불편했어요. 게다가 이상한 인터넷 상점 때문에 혼쭐이 났던 예전 기억도 되살아났답니다.
“걱정하지 마! 우리들만의 약속이야. 어디에 서명을 할 필요도 없고!”
“알았어. 이제 시작하자.”
세 사람이 이런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컴퓨터에서 또 다른 기계음이 흘러나왔어요. 하지만 그 미세한 소리를 들은 것은 마리뿐이었지요.
“시작했어.”
아나톨에게 윙크를 하며 바질이 외쳤어요.
방 안이 어둡고 축축한 동굴로 변했어요. 바닥에는 돌멩이들이 굴러다니고, 곳곳에 종유석이 자라고 있었어요. 멀리서 물 흐르는 소리와 박쥐들의 날카로운 울음소리가 들려왔어요.
“어떻게 이런 일이…….”
아나톨이 입술을 깨물었어요.
“어쨌든 재미는 있잖아! 더 이상 안경을 쓸 필요도 없고 삼차원 입체 게임이 아니라…… 우리가 아예 컴퓨터 안으로 들어온 것 같아.”
“아니면 이 게임이 현실 세계로 나왔든가…….”
마리가 눈을 가늘게 뜨며 이렇게 덧붙였어요.
“할머니의 창고는 사라지고, ‘마지막 세상’이 우리 앞에 그대로 펼쳐진 거야. 우리가 정말 박쥐 동굴에 들어왔나 봐.”
“겁먹을 필요 없어. 이건 그냥 게임일 뿐이야.”
아나톨이 동굴 바닥에 깔린 자갈 위로 조심조심 걸어가며 말했어요.
그 순간, 어디선가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어요.
“새로운 수수께끼다. 나는 밑을 향해 자란다. 나는 누구인가?
여기서 나를 찾아라! 4분 59초 남음…… 58초…….”
“나는 밑을 향해 자란다고? 이건 또 뭔 소리래?”
바질이 짜증을 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