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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83948090
· 쪽수 : 240쪽
· 출판일 : 2016-12-30
책 소개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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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모건 말렌이 급수탑 위에서 스스로 몸을 던지기 2주 전, 모건의 소셜미디어 페이지에 ‘그냥 죽어라! 죽어! 죽으라고! 그래도 누구 하나 신경 안 쓸걸!’이라고 글을 올린 사람은 나였을지도 모른다.
‘나였을지도 모른다’고 하는 이유는 바로 그 글이 익명으로 올라왔기 때문이다. 누가 그토록 끔찍한 글을 올렸는지는 아무도 모르고 찾아낼 수도 없다. 이게 바로 왕따 게임의 묘미다. 누가 그 글을 올렸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아테나만 빼곤. 내 생각은 그렇다. 게임에 발을 들인 애들이 그늘진 곳에 몸을 숨기고 올린 글들이 마치 숲 속을 누비는 늑대처럼 제멋대로 날뛴다.
그 누구에게도 책임은 없었다.
자기 차례가 되면 모건 말렌의 시시한 페이지에 아무도 모르게 글을 올려야만 했고, 그런 다음 아테나 루이킨의 사물함 틈으로 마분지 카드를 다시 밀어 넣으면 됐다. 그러면 아테나가 또다시 술래를 정하는 식이었다. “네가 술래야.” 아테나는 그런 식으로 왕따 게임을 주도했다. 만약 게임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제외’된다. 게임에서만 제외되는 게 아니라 아예 잘린다. 완전히 무시당하고 냉대를 받고 어쩌면 다음 목표물이 되는 것이다. 아테네는 이렇게 농담했다. “넌 왕따 섬으로 가게 될걸?”
왕따가 되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우리는 차라리 죽는 게 더 낫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죽음을 목격하기 전까지, 아니 그 여파를 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한 마디 비명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끝없이 울려 퍼지는 메아리 같았다. 그걸 과학자들이 뭐라고 하더라? 후유증? 사람들에게서 영원히 사라진 누군가를 보고 등골까지 오싹해지는 한기를 느끼느니 왕따 섬에서 며칠 지내는 것도 그리 나빠 보이진 않았다.
우리에게 왕따 게임은 장난이었다.
나도 그랬다. 이런 말을 하는 내가 지구에서 가장 멍청한 바보 천치 같다는 걸 알지만, 진짜 처음엔 장난이었다. 우리가 올린 글을 보면서 낄낄댔다. 우리는 최대한 추잡스럽고 더럽고 험악한 글을 쓰려고 했다. 우리에겐 도전이었다. 그래서 다음번에는 또 어떤 말도 안 되는 글이 올라올까 모두 손꼽아 기다렸다. 새 글이 올라오면 많은 학생이 읽었다. 우리는 학교 애들의 굉장한 반응을 즐겼다.
오늘은 새로운 소문이 돌아 학교가 떠들썩했다. 모건의 추모함이 주말 동안 엉망이 되었다. 그나마 반 정도 남은 물건들(풍선, 사진, 곰 인형)도 다 망가졌고 조문 카드도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정말이지 눈 뜨고 못 봐줄 정도로 엉망이었다고 한다. 누가 급수탑 측면에 스프레이 페인트로 글씨를 써두었다.
걸레 같은 애니까 죽어도 싸.
믿을 수가 없는 일이다. 그러니까, 도대체 왜? 학생들은 눈물을 더 흘리며 더 많이 울었다. 모두 충격을 받아 겁에 질리고 몹시 화가 난 것처럼 행동했다.
나는 누가 그런 짓을 했는지 확실히 짐작이 갔다.
아테나는 화난 척조차 하지 않는다.
“우린 친구도 아니었거든. 다들 알잖아.”
나는 아테나가 이런 말을 하는 걸 들었다.
증오심은 놀라운 감정이다. 어떤 날은 세상이 돌아가는 건 증오심 덕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른 날은 증오심이 하루 동안 자리를 비우고 어리석음이 끼어들기도 한다.
뱃속이 텅 비고 뇌도 기진맥진해서 더는 생각할 여력이 없다. 지금 내가 배 위에 타고 있고, 거친 파도 때문에 내장이 모조리 다 쏟아져 나올 것 같은 느낌이다. 곧 상어 밥이 될 신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