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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외국창작동화
· ISBN : 9788983948830
· 쪽수 : 104쪽
· 출판일 : 2020-04-20
책 소개
책속에서
오래전부터 가족들은 집에서 로티를 붕붕이라고 불렀어요. 꿀벌처럼 붕붕거리며 돌아다닌다고 붙인 별명이에요. 붕붕이는 한번 하겠다고 마음먹은 일은 눈을 반짝이며 돌아다니면서 반드시 해내요.
그날 붕붕이는 마음속에 큰 계획이 있었는데 그걸 행동으로 옮겼어요. 마당에 있는 모래 놀이터로 열쇠를 던져 버리는 바람에 아파트 문은 잠겼고, 이제 아무도 집 밖으로 나갈 수 없어요. 엄마도, 아빠도, 흰긴수염고래를 떠올리게 하는 굵은 콧수염 때문에 별명이 ‘고래’인 붕붕이의 할아버지도요. 붕붕이 자신도 나갈 수 없어요. 꿀벌처럼 날개가 달린 것도 아니어서 5층에서 날아 내려갈 수 없기 때문이에요. 계획이 실행되었어요.
지금으로선 이 계획을 알고 있는 사람은 붕붕이 한 사람뿐이라서, 다음은 이 계획에 대한 해결책이 아무것도 없는 척해야 해요. 비밀 계획이기 때문이에요.
선거를 할 때 각 사람은 한 표씩 행사하여 하나의 목소리를 내요. 사람은 투표를 함으로써 자기의 선택을 ‘표현’할 수 있어요. 자기가 뽑고 싶은 사람에게 기표하는 것은 그 후보가 똑똑하면서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선출된 사람에게 얼마 동안 자기 목소리를 빌려 주는 거지요. 그래서 그 당선자가 4년 동안 자신에게 목소리를 빌려 준 사람들을 대신해 말할 수 있게 돼요.
예전에 붕붕이는 어른들이 자신들이 하는 투표만 진정한 투표라고 생각하는 게 화가 나서 토라지기도 했어요. 투표는 열여덟 번째 생일이 지나야만 할 수 있어요. 붕붕이는 그때 놀이터에서 같이 노는 친구들 가운데 누구를 똑똑한 국회의원으로 선출할 수 있을지 생각해 봤어요. 그랬다니 투표를 하는 데 나이가 중요하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어요. 꼬마 울디스는 아마도 자기가 갖고 있는 초록 트랜스포머를 국회의원으로 뽑을 것이고, 바이바는 자기 바비 인형을, 그리고 꼬마 이바르스는 꼬리가 없는 회색 곰 인형을 뽑을 거예요. 붕붕이는 투표를 하려면 열여덟 살이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것에 이제는 동의해요.
선거는 어른들만 하기 때문에 더 중요해 보였어요. 어른들이 하는 투표가 붕붕이의 삶이 행복해질지 아니면 희망이 없어질지도 어른들이 하는 투표가 결정해요. 그래서 투표가 두 배로 중요해요. 집에 아직 열여덟 살이 안 된 자녀들이 있다면 그 수만큼 몇 배나 중요해요. 붕붕이의 엄마와 아빠는 붕붕이 몫으로 하나의 추가 표가 있는 거예요.